세계를 사로잡은 K-콘텐츠…글로벌 주류에 '도전'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지난해 K-콘텐츠의 매출액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을 뛰어넘었습니다.
문화 예술 산업이 대한민국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건데요.
이제는 일시적인 열풍을 넘어 글로벌 문화산업의 주류로 정착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지난해 K-콘텐츠 매출액
148조1,607억 원…역대 최고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매출 넘어서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
경쟁 심화 · 제작비 급증으로 인한
위기론도 대두
글로벌 주류에 도전하는 K-콘텐츠
지속 가능한 성장,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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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K-콘텐츠가 세계와 소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정길화 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시청자들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길화 원장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름이 좀 길지요? 영문이름으로는 KOFICE라고 합니다.
여기 ‘ICE’가 중요한데요, ‘International Cultural Exchange’입니다.
즉 ‘국제문화교류’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세계 각국과의 수교기념 행사와 코리아시즌과 같은 문화교류 사업을 추진합니다.
그리고 동반성장디딤돌, 아시아송페스티벌, 한류동호회 활성화 등 한류 진흥을 위한 각종 활동을 하는 문체부 산하 공직유관단체입니다.
서현아 앵커
K-콘텐츠의 인기와 파급력을 누구보다 잘 느끼고 계실 것 같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K-콘텐츠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주목할 만한 특징이 있을까요?
정길화 원장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최근에 가장 큰 특징은 장르, 지역, 연령에 걸쳐서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K-콘텐츠의 견인차는 두말할 것 없이 BTS, 블랙핑크 등 K팝이구요, 최근에는 아이브, 애스파, 르세라핌 등 4세대 아이돌까지 아주 폭발적입니다.
영상쪽을 보면 영화 ‘기생충’을 필두로,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 글로리’ 등 글로벌 OTT에 힘입은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진흥원이 발간한 <한류백서>를 보면 지난해 음악부문에서 3·4세대를 앞세운 실물음반 수출이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게임산업은 처음으로 시장 규모 20조 원을 돌파하였습니다.
만화ㆍ웹툰 부문은 앞으로 콘텐츠 산업에서 주도적 역할이 전망될 정도로 급상승 중입니다.
이처럼 장르나 지역 전반에서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K-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정길화 원장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네. 시대적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이후 도래한 기술혁신이 결정적인 계기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IT시대에 IT강국을 지향하던 한국이 기회를 포착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디지털에 대한 기술 기반이 있더라도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플랫폼에 탑재할 내용물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대중문화 강국인 한국의 웰메이드 콘텐츠가 보편적인 소구력으로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가령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에는 빈부격차라든지 한국 사회의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 각 나라가 이런 문제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습니다.
K-콘텐츠에는 세계인에게 어필할 만한 소구력과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지난 70년 간 축적된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민주화, 이것이 중요한 선행조건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산업화와 경제발전에서 얻은 물적 토대, 민주화에서 이룬 표현의 자유 등이 K-콘텐츠의 양대 기둥이라는 얘기입니다.
서현아 앵커
K-콘텐츠의 인기는 소비 진작이라든지 국가 브랜드 가치 증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로 평가되고 있습니까?
정길화 원장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4.4% 증가했는데요,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14조가 넘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수출 기반인 제조업에서 중요한 ‘가전’이나 ‘2차 전지’ 이런 것이 86억 7천만 달러고요.
‘전기차’가 70억 달러 정도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콘텐츠가 대표 수출산업이 됐다는 겁니다.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죠.
제가 우스개로 가끔 이야기하는 건데, 자료를 보니까 1961년에 한국의 10대 수출상품 리스트를 보면요.
‘마른 오징어’가 5번째 순위에 있습니다.
그때 10대 수출상품을 보면 대부분이 원자재에요.
당시에는 이렇다할 산업이 없을 때 아닙니까? 그런데 60년 후인 2021년에 K-콘텐츠인 <오징어게임>이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마른 오징어’에서 ‘OTT 콘텐츠 <오징어게임>’까지, 상전벽해라고 할 만하죠.
이처럼 K-콘텐츠는 수출 전선의 주력부대가 됐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 발표를 보면 K-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할 때 화장품이나 식품 등 소비재 수출은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걸 K-시너지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제가 M본부 지사장겸특파원으로 중남미에 있을 때 K-콘텐츠가 K-제품 소비의 확대로 이어지는 현상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한편에선 K 콘텐츠가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와 위기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K-콘텐츠의 위상을 이어가려면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할까요?
정길화 원장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사실 한류를 두고 ‘설계되지 않은 성공’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연히 얻어걸렸다는 얘기지요, 그러다보니 이것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한류 위기론’은 계속 나왔습니다.
저는 먼저 “의심하지 말자”는 얘기부터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제 문화콘텐츠 강국입니다.
다만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 성공방정식 즉 왜 한류가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정책이나 콘텐츠 면에서 잘 분석하고 이를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한류 활성화와 진흥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콘텐츠산업에서 고용 창출과 세수 확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콘텐츠진흥원에서는 한류 활성화를 위해 융자지원 사업, 방송 포맷 지원사업, 스튜디오 시설과 같은 인프라 구축 등 여러 가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민간 부문의 크리에이터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와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저희 코피스는 ‘동반성장 디딤돌’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한류의 일방주의를 보완하고 수용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출범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사업에 주력하실 계획이십니까?
정길화 원장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지난해부터 시작한 ‘코리아 시즌’이 있습니다.
이 사업은 문화적 파급력이 큰 국가를 하나 선정해, 1년간 우리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멕시코에 이어 올해는 수교 140주년을 맞는 영국이 대상국입니다.
8월에 열리는 에든버러 축제에 ‘포커스 온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참가하는데요.
한국문화를 집중적으로 다양하게 소개할 것입니다.
9월에 멕시코에서 K팝 공연도 있는데요, 부산엑스포 유치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저희 진흥원의 양대 사업 분야는 국제문화교류와 한류 활성화입니다.
문화교류와 한류는 서로 주고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면서 글로벌 대중과 호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발맞추어 저희 진흥원은 한류를 마중물 삼아 우리 전통문화, 순수예술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의 문화와 교류하면서 한류가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세계를 사로잡은 K-콘텐츠, 이제는 세계와 소통하면서 지속가능한 문화로 정착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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