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방치된 세종 백화점 예정부지, 검토만 '하세월'
시민들 개발 요구는 '고조'…김효숙 시의원 "복합주차·놀이공간 등 활용" 제안
최민호 시장·이상래 행복청장 "호텔·주거·체험·쇼핑·업무 복합 조성 검토 要"
세종시, 행복청 등이 행복도시 개발 초기부터 방치돼 온 나성동 백화점 예정부지에 대해 명확한 개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장기 미사용 부지로 오랜 기간 방치돼 오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높다.
22일 세종시, 행복청에 따르면 백화점 예정지는 3만1662㎡(CDS-1블록), 3만715㎡(CDS-2블록) 총 6만2377㎡(1만8869평) 부지에 최고 50층 이하 규모(건폐율 70%·용적률 600%)로 판매시설(백화점 등)을 짓도록 돼 있다.
하지만 세종시는 이곳에 2022년까지 최소 3년간 공원으로 사용하겠다면서 지난 2020년 7월 3억여원을 들여 '풀꽃마당'으로 꾸며 놓은 상태다. 바로 옆에는 노상 주차장이 위치해 있다. 풀꽃마당과 주차장 사이 광장을 활용한 각종 공연과 장터 운영 등의 활성화 방안도 눈에 띄지 않는다.
앞서 2020년 초 행복청과 LH가 진행한 '행복도시 나성동(2-4생활권) 리뷰 및 기능 조정 전략 수립' 용역안에는 오는 2024년 백화점(부지)의 조기 공급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 나성동 어반아트리움 P1-P5 상권과 동반 성장 효과에다 수도권을 비롯한 타 지역 상권 수요와 경쟁 등을 감안, 2024년 조기 공급 필요성을 언급한 셈이다.
실제 백화점 입점에 대한 일종의 유통업계 시장 기준은 인구 50만명 이상이다. 그러나 세종시 인구는 5월 말 기준 총 39만1495명(읍면 9만534명, 신도시 30만961명) 정도다.
고정 수요층인 신도시 기준으로 50만명이 되려면, 2030년까지 매년 3만여 명 이상 인구가 유입돼야 하나, 현재 그럴 동력이 없는 실정이다.
시민들은 "나성동에는 세종의 주요 문화와 상업 시설이 집적화돼 있는데, 경제활성화를 위한 장점을 갖추고 있음에도 상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백화점 부지에 대한 조속한 개발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효숙 시의원은 나성동 상권이 먹자골목으로 불릴 만큼 음식점에 치우쳐 있고 대형 복합쇼핑몰 공실률은 70%에 달할 정도로 상권 침체가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관계기관인 행복청, LH 세종본부, 시도 활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개발 초기부터 유통 수요자인 인구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하나 여건이 성숙되지 못하면서 기업들이 무관심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근도시인 대전에 대규모 백화점이 신규 입점하면서 수요 분산에 따른 투자 의향이 끊긴 영향도 큰 것으로 관계기관들은 보고 있다.
'신개념 백화점'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행복청 관계자는 "투자의향 기업이 없어 당장 부지 공급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상래 행복청정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백화점만 유치하는 것보다, 특혜 논란을 피할 수 있다면 주거와 상업 기능을 복합해 넣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 일각에선 우선 백화점을 찾는 수요 증가 유발 요인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개통이 예정돼 있고, 그에 따른 산업단지 개발, 이와 맞물린 제조기업 유치, 연구단지 활성화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선행돼야 인구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도시의 문화관광 기능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정수도+관광도시'가 연계된다면 외부 관광객을 통한 세종 내 소비 유도, 이에 따른 백화점 입점 동력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21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달랑 백화점 하나만 들어와선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 의향을 보이겠나"라며 "전적으로 민자 사업이어서 기업들의 수익성도 고려해 투자 의향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레지던스 호텔과 주상복합, 백화점이 복합된 공간으로 만들어 볼 가치가 있다고 보고 관계기관과 고민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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