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黨同伐異 <당동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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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당, 같을 동, 칠 벌, 다를 이.
이에 명망있는 선비들의 무리인 당인(黨人)이 견제에 나섰다.
당인 세력이 축출되면서 환관들의 권력 독점은 더욱 심해졌다.
'당동벌이'에만 전념하니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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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당, 같을 동, 칠 벌, 다를 이. 같은 편과는 무리를 짓고, 다른 편은 친다는 뜻이다. 옳고 그름 여부를 떠나 같은 편이 아닌 다른 편이면 무조건 배격하는 것을 비유한다.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이런 추태를 벌이는 것이다. 비슷한 성어로 '표동벌이'(標同伐異)가 있다. 자신과 같은 사람은 표창(表彰)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은 내친다는 의미다. '나는 옳고 타인은 틀렸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도 같은 맥락을 담고 있다.
후한서(後漢書) 당동전(黨同傳)에서 유래했다. 후한(後漢) 화제(和帝) 이후로 역대 황제들이 모두 어린 나이에 즉위했다. 그래서 황제의 어머니 또는 선대 군주의 정처(正妻)인 황태후(皇太后)가 섭정(攝政)을 했다. 이 과정에서 황태후의 친인척인 외척(外戚)들이 실권을 쥐고 전횡을 저질렀다. 하지만 황제가 장성하면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마련이다. 황제는 친위세력을 만들어 외척들을 제거해 나갔다. 그 중심이 된 세력이 환관이었다. 하지만 환관 또한 문제였다. 부정·부패가 엄청났다. 이에 명망있는 선비들의 무리인 당인(黨人)이 견제에 나섰다. 이들은 사대부 출신 관료 집단이었다.
당인의 등장은 외척·환관·당인 세력간 서로 물고 물리는 권력 다툼으로 이어졌다. 결국 후한 말년 두 차례의 대숙청이 일어났다. '당고(黨錮)의 화(禍)'다. 선비들이 최대 피해자였다. 당인 세력이 축출되면서 환관들의 권력 독점은 더욱 심해졌다. 후한은 몰락의 길로 들어선다.
조선도 당파(黨派) 싸움으로 기둥뿌리가 흔들거리다가 나라가 망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정당들은 조선시대 저리 가라할 정도로 쟁쟁(政爭)에 한창이다. '당동벌이'에만 전념하니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 싸울 거리가 아닌 걸로 싸우니 보기가 참 민망하다. 정치는 실종되고 정쟁으로 날을 새운다. 정쟁에 쏟는 열정을 민생에 쏟아주기를 촉구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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