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교육차관 발언, 9개월 만에 정반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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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와②는 정반대의 발언이지만 한 사람이 한 발언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날 열린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 브리핑에서 "공교육 내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닌 그런 킬러 문항들이 결국은 학생들,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결국 사교육으로 내몰고 그런 큰 문제가 되었다는 인식을 지금 공유하고 있다"며 '킬러 문항'의 정의를 '교육과정 밖'이라고 재차 강조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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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 수능 논란]
① “‘킬러 문항’ 같은 경우에는 사실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기보다는 그 안에서 난이도 조절 내지는…”
② “그동안 수능 출제당국은 손쉽게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들, 소위 킬러 문항을 만들어냈고…”
①와②는 정반대의 발언이지만 한 사람이 한 발언이다. 발언의 주인공은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다. 9개월 만에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다. 최근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 이후 바뀐 발언이다.
윤 대통령 지시 이후 국무총리실이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물론이고 교육부까지 복무 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장 차관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주재하고 “그동안 수능 출제당국은 손쉽게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들, 소위 킬러 문항을 만들어냈고 수능을 전문으로 하는 일부 대형입시학원들이 교묘히 이용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날 열린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 브리핑에서 “공교육 내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닌 그런 킬러 문항들이 결국은 학생들,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결국 사교육으로 내몰고 그런 큰 문제가 되었다는 인식을 지금 공유하고 있다”며 ‘킬러 문항’의 정의를 ‘교육과정 밖’이라고 재차 강조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다.
하지만 장 차관은 지난해 9월16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출석해서는 정반대의 발언을 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장 차관은 “킬러 문항 같은 경우에는 사실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기보다는 그 안에서 난이도 조절 내지는 변별력을 위해 가지고 (출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정부쪽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였다.
“현행 수능이 준비되는 과정을 보면 이미 수능 출제 단계에서 고등학교 (교육) 과정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나가서 상당 기간동안 합숙 내지는 출제 문제에 대해서 그걸(교육과정 반영) 스크린하는 별도의 팀을 두고 검토를 거쳐서 출제가 되고 있다”고도 했다.
장 차관과 함께 출석한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장(당시 대입정책과장) 역시 “킬러 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여러 가지 복수의 성취 기준을 복합적으로 엮은 문제가 나오다 보니까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은 21일 연 기자회견에서 장 차관의 이같은 입장 선회를 비판했다. 이들은 “이미 우리 당 의원이 재작년(2021년) 9월 수능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하지 말도록 하자는 법안을 제출하였고 심사도 이루어졌다. 그런데 교육부는 법안심사 과정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킬러 문항은 없다며 문제 유출 우려 , 출제 기간 증가 등 여러 실무적인 이유로 법안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였다”며 “그랬던 교육부가 돌연 대통령 말 한마디에 킬러 문항의 존재를 인정하고 없애나가겠다고 하니 그 진정성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교육계에서 ‘정부가 말하는 ‘킬러 문항’의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서둘러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 부총리는 26일 사교육 대책을 발표하며 킬러 문항의 구체적인 사례를 공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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