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2210원' 요구... 경영계 주장한 업종별 구분 적용은 부결

곽주현 2023. 6. 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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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기한을 일주일가량 남겨두고 노동계가 요구안으로 1만2,210원을 제시했다.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을 주장해온 경영계는 이날 요구안을 내놓진 않았지만 노동계 요구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맞섰다.

총 7차례 전원회의가 이어지는 동안 업종별 구분적용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팽팽히 맞서면서 가장 중요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는 첫발도 떼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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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왼쪽)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2024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기한을 일주일가량 남겨두고 노동계가 요구안으로 1만2,210원을 제시했다. 올해(9,620원)보다 26.9% 인상된 금액이다.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을 주장해온 경영계는 이날 요구안을 내놓진 않았지만 노동계 요구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맞섰다. 경영계가 주장해온 업종별 구분적용은 이날 표결 결과 부결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2일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논의를 벌였다. 노동계는 이날 전원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2,210원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55만1,890원(주 소정근로시간 40시간, 월 기준시간 209시간)이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고물가, 실질임금 하락, 분배지표 악화 등 부정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 경제를 유일하게 지탱하고 있는 건 민간소비"라며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가파른 물가인상률 등을 고려하면 시급 1만2,000원도 부족한 실정"이라며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있는 국제적인 흐름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이 최저임금 구분적용 필요성을 강조하며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노동계가 파격적인 최저임금 수준을 요구한 것은 물가폭등으로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 부담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비혼 단신 노동자' 생계비는 월 241만 원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최저임금(월 191만4,440원)이나 올해 최저임금(월 201만580원)보다도 높았다. 정문주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1인가구의 경우 올해 기준 월 250만 원은 있어야 평균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의미인데, 최저임금을 받는 가구 상당수는 2명 이상의 가구"라며 "가구 생계비를 핵심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난색을 표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계 최저임금 요구안은 대부분 근로자 생각과 다르다"며 "최저임금위원회가 근로자 5,000여 명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적정 인상률이 '15% 이상'이라는 응답은 5.3%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류 전무는 "근로자들조차 일자리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노동계의 최초요구안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총 7차례 전원회의가 이어지는 동안 업종별 구분적용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팽팽히 맞서면서 가장 중요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는 첫발도 떼지 못한 상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더 이상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이날 업종별 구분적용 여부를 표결에 붙인 결과 찬성 11표, 반대 15표가 나와 내년도 최저임금을 단일임금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사용자위원 측은 다음 전원회의 때까지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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