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억클럽' 박영수 소환…영장 청구 검토

이윤식 기자(leeyunsik@mk.co.kr) 2023. 6. 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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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이사회 의장 자격 활용
성남의뜰컨소시엄에 편의제공
200억 땅·상가 약정받은 혐의
아파트 받은 딸은 피의자 검토

'대장동 특혜 개발·로비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50억 클럽' 의혹에 연루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사진)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그간 수사와 이번 소환조사 내용 등을 종합한 뒤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22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오전 박영수 전 특검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서 우리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구성과 참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와 그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를 조사했다. 박 전 특검의 요청에 의해 이날 출석은 비공개 방식으로 이뤄졌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편의를 봐준 뒤 금품을 수수하기로 약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11월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중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에 앞서 결성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으로 하여금 지분 투자를 하도록 해주겠다며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땅과 상가 건물 등을 약속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당초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2015년 3월 심사부의 반대로 최종 불참했다. 우리은행은 그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 규모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검찰은 이 결과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박 전 특검은 2015년 7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김만배 씨가 소유한 화천대유의 고문을 지내며 급여 명목으로 2억5500만원을 받았다. 또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하며 화천대유로부터 11억원을 빌리고 2021년 6월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아 8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 소환에 앞서 그의 최측근인 양재식 전 특검보를 지난 12일과 20일 두 번에 걸쳐 조사했다. 검찰은 양 전 특검보가 박 전 특검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돕는 과정에서 대장동 일당과 접촉하는 등 실무를 맡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50억 클럽'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박 전 특검 본인을 직접 조사한 것은 그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상 수사기관은 혐의 대상자에 대한 증거 조사와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혐의 입증을 마친 뒤 직접 조사를 진행한다. 실제로 검찰은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까지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 내용과 관련해 오늘 (소환조사) 수사와 그 외 결과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해 신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딸 박씨에 대해서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는 조우형 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조씨는 2015년 3∼4월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서판교터널 개설과 같은 성남시 내부 비밀을 이용해 민간업자들과 함께 7886억원의 불법 개발 이익을 챙기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조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한편 검찰은 경찰이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에게 협박을 했다며 대장동 초기 사업자 정재창 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이달 신청한 정씨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공갈) 혐의 관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에 대해 검토한 결과 보완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 전체적인 대장동 수사와 연계할 필요가 있어 기각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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