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엔화···일본 당국 다시 개입 나설까
일본 엔화 가치가 연일 추락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유로 대비 가치도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당국이 엔화 가치 추락을 막기 위해 올해 또 다시 시장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미국 뉴욕거래에서 엔화 가치는 0.6% 하락해 달러당 142.36엔까지 올랐다. 11월 이후 엔화 가치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달러 대비 엔화는 올해 들어 8% 가까이 떨어져 주요 선진국 통화 중에서 2번째로 큰 낙폭을 그렸다. 엔·유로 환율도 155.93엔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엔화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엔저 현상이 이어지는 이유로는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에 나섰지만, 일본이 나홀로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최근 국내 경기회복 조짐에도 확실한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30년간 이어진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을 확실히 끊겠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했다. 여기에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0%를 유지했다. 반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올 하반기까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쳤고, 유로존 통합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15일 8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엔저 하락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스즈키 순이치 재무상이 최근 ‘환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일본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일본 정부가 환율 개입 경계선을 145엔과 150엔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24년 만에 처음으로 환율 개입에 나선 바 있다. 당시 환율이 145엔을 뚫고 넘기자 정부가 직접 엔화 매입과 달러 매도에 나섰다. 당시 정부의 시장 개입 직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42엔까지 떨어지며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이내 다시 환율이 151엔을 넘겼다. 이에 일본 정부는 또 한번 시장에 직접 개입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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