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배터리법’ 효과...갤럭시 ‘착탈식 배터리’로 돌아갈까

이재덕 기자 2023. 6. 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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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21 분해 모습. 삼성전자 제공.

최근 유럽연합(EU)의회가 휴대용 기기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사용자가 쉽게 제거·교체할 수 있도록 제조업체에 의무화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대표적으로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배터리가 요즘 대세인 ‘일체형’에서 이전의 ‘착탈식’으로 바뀔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EU 배터리법을 통과시켰다. EU에서 판매되는 모든 배터리의 설계·생산·폐기·재활용 등 수명 주기의 모든 단계에 걸쳐 규제를 강화해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EU의 폐배터리 수거율을 2030년까지 73%(휴대용 배터리 기준)로 높이고, 규정 시행 후 8년 안에 배터리 원료의 재사용 비중을 코발트 16%, 납 85%, 리튬·니켈 6%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법은 2027년 초 시행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수명이 기기의 수명보다 짧은 내장 배터리의 경우, 제조업체들은 최종 사용자 또는 독립적인 기술자들이 배터리를 쉽게 제거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한 ‘11조’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제조업체들은 접착제 등을 이용해 배터리를 스마트폰에 부착한 지금의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 스마트폰 주요 시장인 EU에서 해당 법이 시행되면 삼성전자나 애플은 한국이나 미국에 판매되는 갤럭시나 아이폰에도 이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EU가 전자제품의 충전단자 표준을 USB-C타입으로 지정하면서 애플은 차기작인 아이폰15 시리즈에는 기존의 ‘라이트닝 포트’가 아닌 USB-C 포트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거처럼 착탈식 배터리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지금처럼 일체형 배터리를 유지하는 대신,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이를 쉽게 제거·교체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장착 방식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EU가 배터리법 등을 추진하면서 올해 출시된 갤럭시 스마트폰은 장착 방식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갤럭시 시리즈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배터리 교체가 어렵기로 소문난 제품이다.

아이폰은 ‘풀탭(Pull-Tab)’을 잡아당겨 배터리를 쉽게 빼낼 수 있다. 반면 갤럭시 시리즈는 풀탭 따위의 장치가 없고 배터리를 강력 테이프로 접착시켜놨다. 이 때문에 배터리를 교체하다가 디스플레이 같은 다른 장치까지 망가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 A34·54 등에는 배터리 쪽에 풀탭을 장착했다. 이는 최근 미국·EU 등이 스마트폰 등의 ‘자가 수리권’을 보장하고 제조사에 배터리 등 부품의 교체를 쉽게 설계하도록 강제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갤럭시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드라이버를 사용해 나사를 풀고, 여러 개의 케이블을 떼어내고, 접착제가 녹을 수 있도록 뜨거운 열을 가하는 등 복잡한 과정이 요구된다.

반면 네덜란드의 스마트폰 제조사 페어폰의 제품은 드라이버 등 공구가 없어도 손으로 뒷면 케이스를 열고 쉽게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페어폰은 소비자가 배터리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의 부품을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EU 배터리법의 세부 내용과 입법 과정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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