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노무현 명예훼손' 정진석 의원에 벌금 500만 원 구형

지난 3일 김대중·오부치 선언 25주년 심포지엄에서 축사하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22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의원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고인에 대해 사적인 영역에서 유족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며 "지금도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도 허위라고 인식한 점, 범행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점을 볼 때 약식명령을 청구했었고 이와 동일하게 구형한다"며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정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화를 다스리지 못한 성급함과 격정이 가져온 결과로 정치인의 말을 천금이라는 걸 절실히 느낀다"며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했다.

또 노 전 대통령 유족들에게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결심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이라며 이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방했다"며 "무리한 정치 프레임을 했고, 저는 이걸 용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 의원은 2017년 9월 자신의 SNS에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그의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여사는 가출했다"며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주장해 유족에게 고소당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정 의원을 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에 법원은 이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8월 10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