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휘둘러 쓸어버린다’ 이순신 결기 담긴 2m 칼, 국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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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1545~1598)은 고금의 세계 전쟁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불패의 장군이었다.
1594년 경상도 통영 한산도의 수군 진영에서 두 장인을 시켜 만든 두 칼은 이른바 '충무공 장검' 혹은 '이순신 장도'로 불리운다.
'이순신 장도'는 각각의 길이가 약 2m에 달하며 칼과 칼집의 크기와 모양새가 거의 같은 한쌍의 갖춤을 이뤄 <이 충무공전서> (1795)의 기록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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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1545~1598)은 고금의 세계 전쟁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불패의 장군이었다. 16세기 말 조선 바다를 침략한 일본 수군과 40차례 넘게 싸워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8년 전란 시기의 험한 세월을 불패신화를 세우며 나라를 지킨 장군의 결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물이 지금도 전한다. 1598년 노량해전에서 흉탄에 맞아 절명하기 전까지 항상 좌우명처럼 살펴보며 전의를 가다듬었던 두 자루의 긴칼(장검)이다.
1594년 경상도 통영 한산도의 수군 진영에서 두 장인을 시켜 만든 두 칼은 이른바 ‘충무공 장검’ 혹은 ‘이순신 장도’로 불리운다. 무엇보다도 장군이 지어 각각의 은빛 칼날 위쪽에 새긴 저 유명한 두 시구들 덕분에 후대에 그의 분신과도 같은 유품이 됐다.
‘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떤다’는 뜻의 ‘三尺誓天山河動色(삼척서천산하동색)’과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는 뜻의 ‘一揮掃蕩血染山河(일휘소탕혈염산하)’란 시구가 그것으로, 충무공의 무인 정신을 표상하는 경구로 추앙받는다.
충무공의 숭고한 정신이 깃든 ‘이순신 장도’가 나라의 국보가 된다. 충무공 종가의 유산으로 전하다가 1963년 장군의 유품인 옥로(갓 위를 장식하는 옥 공예품)와 허리띠(요대), 잔과 받침 등과 함께 ‘이순신 유물 일괄’이란 통합명칭으로 국가보물에 지정됐고, 2000년대 이후로 충무공 사당인 충남 아산 현충사에 기탁돼 보관 중이던 두 자루의 칼에 대해 문화재청이 22일 단독 국보 지정을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이와 더불어 국가보물인 ‘이순신 유물 일괄’에는 허리띠를 보관했던 원형 나무함(요대함)을 목록에 추가시켜 지정 예고했고, 원래 포함됐던 ‘잔과 받침’ 유물은 ‘도배구대’란 한자 이름 대신 ‘복숭아모양 잔과 받침’으로 공식명칭을 바꾸기로 했다.
‘이순신 장도’는 각각의 길이가 약 2m에 달하며 칼과 칼집의 크기와 모양새가 거의 같은 한쌍의 갖춤을 이뤄 <이 충무공전서>(1795)의 기록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칼자루 슴베에 갑오년(1594) 4월에 장인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는 뜻의 ‘甲午四月日造太貴連李茂生作(갑오사월일조태귀련이무생작)’이란 글귀가 새겨져 제작 시기와 제작자를 일러준다. 칼날에 새긴 명문과 물결무늬 선각장식, 칼자루·칼집의 테와 고리를 장식한 은입사기법, 가죽・금속・칠 등 다양한 전통공예 기법 등이 조화롭게 활용돼 조형적 완성도와 예술성이 뛰어난 명품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칼날의 시구와 칼자루의 제작 명문 등에서 충무공의 역사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뿐 아니라 조선 도검의 전통 제작기법에 일본의 제작기법이 유입돼 적용된 양상도 보여줘 군사사 측면의 가치도 높다고 지정 사유를 밝혔다. 청 쪽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들은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와 보물 추가 지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고려·조선시대 불교혁신운동 ‘결사’의 거점이었고 19세기 실학자 정약용이 유배와서 인연을 맺은 고찰인 전남 강진 백련사의 대웅보전도 이날 국가보물로 지정했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도판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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