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르! 경이로운 웸비, NBA에 왔어요…키는 2m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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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224㎝, 윙스팬(양팔 길이) 244㎝의 거한이 드리블을 친다.
주인공은 프랑스 프로농구 1부리그(LNB 프로A) 볼로뉴-르발루아의 빅터 웸반야마(19).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은 공식 앱을 통해 지난 한 시즌 볼로뉴-르발루아의 리그 전 경기를 생중계했다.
큰 키에 비해 아직은 근육량이 부족한 마른 체형, 아쉬운 3점슛 성공률 등이 몇 안 되는 약점으로 꼽히지만, 세간의 기대와 신뢰를 떠받치는 것은 무엇보다 웸반야마의 정신적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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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부터 NBA 달군 역대급 괴물
신장 224㎝, 윙스팬(양팔 길이) 244㎝의 거한이 드리블을 친다. 3점 라인 부근에서 허리를 숙이고 다리 사이로 공을 튕긴다. 유려한 변박 리듬으로 상대 균형을 뺏은 뒤 한 발짝 물러서 3점슛을 쏜다. 슛이 조금 짧았다는 사실을 알아챈 그는 곧장 림을 향해 돌진, 튕겨 나온 공을 공중에서 낚아채 한 손 덩크로 꽂아 넣는다. 크로스오버 드리블 뒤 스텝백 3점, 컷인, 풋백 덩크. 이 모든 기술이 하나의 공격 시퀀스 속에서 한 명의 선수에 의해 구현된 경이로운 장면이다.
주인공은 프랑스 프로농구 1부리그(LNB 프로A) 볼로뉴-르발루아의 빅터 웸반야마(19).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은 공식 앱을 통해 지난 한 시즌 볼로뉴-르발루아의 리그 전 경기를 생중계했다. 아직 엔비에이 소속도 아닌 프랑스의 십대 유망주 웸반야마 때문이었다. 약 20년 전에도 드래프트를 앞두고 ‘세기의 재능’이라고 칭송받던 고등학생 르브론 제임스를 보고자 <이에스피엔>(ESPN)이 고교 농구를 생중계한 일이 있었다. 제임스의 데뷔 전야를 꼭 닮은 흥분이 미국 농구계에 감돈다.
23일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2023 엔비에이 드래프트의 다른 이름은 ‘웸비(웸반야마의 애칭) 드래프트’다. 이미 1년 전부터 합의가 끝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10월 리그 개막 기사 헤드라인에 “(올 시즌) 엔비에이의 큰 승리자는 큰 패배자가 될 수도 있다”라고 썼다. 정규시즌 성적이 안 좋을수록 우선 지명권을 얻을 확률이 높아지는 드래프트 규칙상, 웸반야마 지명권이 걸린 이번 만큼은 최하위 팀이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였다.
리그의 모든 전문가가 “역사상 가장 완벽한 유망주의 등장”이라고 입을 모았고, 애덤 실버 엔비에이 총재는 서둘러 ‘고의 탱킹’(드래프트 지명권을 노리고 일부러 경기에서 지는 일) 단속에 나섰다. 그야말로 ‘웸반야마 신드롬’이었다. 이미 그 어떤 현역 선수보다 키가 크고, 역사상 그 누구보다 팔이 긴데 일류 가드의 기술까지 갖춘 그에 대해 <디애슬레틱>은 ‘스카우팅 리포트’ 결론부에 “잠재력을 볼 때, 언젠가 지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될 것 같다. 여태 그 어떤 유망주에게도 이런 표현을 써본 적 없다”라고 썼다.
큰 키에 비해 아직은 근육량이 부족한 마른 체형, 아쉬운 3점슛 성공률 등이 몇 안 되는 약점으로 꼽히지만, 세간의 기대와 신뢰를 떠받치는 것은 무엇보다 웸반야마의 정신적인 태도다. 이미 드래프트 1순위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도 지난 1년간 뛸 수 있는 모든 경기에 나선 그는 ‘왜 몸 관리하면서 쉬지 않았냐’는 질문에 “농구는 제 직업이다. 저는 늘 100% 농구에 헌신한다”라며 “많은 드래프트 상위권 유망주가 (전 시즌을) 쉬는 것을 알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육체도, 기술도, 직업윤리도 독보적인 그의 행선지는 사실상 결정되어 있다. 지난달 드래프트 로터리 추첨식에서 1순위 지명권은 전 시즌 서부 콘퍼런스 최하위(15위)를 기록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돌아갔다. 추첨식을 지켜보던 샌안토니오 팬들이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환호하는 장면은 ‘웸반야마 신드롬’의 또 다른 명장면이 됐다. 웸반야마 역시 “한 팀을 고르라면 샌안토니오”라고 말할 정도로 마음에 드는 눈치다. 23일로 스포일러 가득했던 예고편은 끝난다. 남은 건 웸반야마가 써내려갈 이야기를 지켜보는 일 뿐이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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