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하던 사람이 개구리로 보여요"···日 MZ세대 급속 확산 무슨 일?

짝사랑하던 사람이 좋아하면 싫어지는 '개구리화 현상' 유행어로
전문가들 "자존감 저하·SNS 발달이 주 원인···현대인의 특성"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일본 청년들 사이에서 심리학 용어 ‘개구리화 현상(蛙化現象)’이 유행하고 있어 화제다.

20일 마이니치(每日)·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Z세대를 연구하는 싱크탱크 Z총합연구소가 지난달 8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행어 부문에서 ‘개구리화 현상’이 1위에 올랐다.

‘개구리화 현상’은 동화 ‘개구리 왕자'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짝사랑하던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마음이 식어버리는 현상을 뜻한다. 개구리가 왕자로 변하는 원작의 내용과 반대로 관심 있던 상대가 마치 개구리처럼 보여 혐오감이 든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 가스가 유이치로는 이 현상의 원인으로 자존감의 저하를 꼽았다. 유이치로는 "우리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 그 원인이다. 때문에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부정하게 된다. 이는 결국 언젠가 (상대방이) 우리를 싫어하게 될까봐 걱정하는 것까지 이어져 미리 마음을 닫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이 이 현상을 확신시켰다고 주장했다. SNS가 야기한 ‘보여주기식 문화’ 때문에 상대방을 과도하게 이상적인 사람으로 대상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본인이 상대에게 완벽하게 보여야 하는 만큼 상대도 자기 생각만큼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아주 사소한 것에서 마음이 급격히 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 일본에서 거주한 한 20대 남성은 “호감을 갖고 있던 상대가 날 좋아하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나오면 괜히 주춤하면서 마음이 식는다”며 “내가 생각하고 상상했던 모습이랑 실제 상대방 사이에 괴리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개구리화 현상’이 MZ세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남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지나치게 의식하는 현대인의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차민주 인턴 기자 mj01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