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싸움 말려도 아동학대"…교장들 관련 법 개정 촉구

"아동학대 의심만으로 교사의 교육권 박탈해선 안돼"

광주 유치원·초·중등학교 교장 단체들이 22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발에 반발해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광주시교육청 제공)2023.6.22./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발로 일선학교 교사들의 교육권이 위축되고 있다며 교장들이 나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촉구했다.

한국유아교육행정가협의회 광주지회와 광주광역시초등교장회, 광주광역시 국공립중등교장연수회 등은 22일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광주에서 학생간 싸움을 말리다 책상을 넘어뜨린 교사가 아동학대 무혐의를 받았으나 학부모의 항고로 다시 재수사를 받게된 것 등을 보며 학생간 싸움을 지켜 보기만 해야 하는지, 교실의 무질서와 폭력적 상황을 방치해야 하는지 의문이다"며 교육권 보호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환영하면서도 무고성 아동학대 민원을 근절하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개정된 시행령은 '학교의 장 및 교원이 학업 및 진로, 보건 및 안전, 인성 및 대인관계 등 분야와 관련해 조언·상담·주의·훈육·훈계 등 방법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교장단은 "현재 교육현장에서 학교의 생활규정과 학급 수칙에 의거한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신고되며 싸우는 학생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교사가 힘을 썼다는 것만으로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무고성 피해 교원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부모의 무고성·무분별한 고소고발로 인한 교권침해 사례도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며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생활교육을 해도, 교재 연구실로 데려가도, 상대 학생의 머리카락이나 멱살을 쥔 손을 떼어내는 과정도 아동학대로 주장하고 있어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교장단은 "아동학대처벌법이 가정에서의 아동학대 대응과 학교에 적용은 분리돼야 한다"며 "아동학대처벌법이 학교까지 일률적으로 적용돼 모든 교사를 잠재적 아동학대범으로 내몰고 있다.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학부모 민원만으로 담임교사를 분리조치하고 교체하는 것은 학습권 침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체들은 △아동학대 의심신고만으로 관련 교사를 즉시 분리하도록 돼 있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촉구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아동학대 관련 사안은 시·도교육청 내 별도 전담위원회 설치 후 처리 △교사의 아동학대 의심 정황과 초기 조사 과정상 교육청 법률지원팀의 적극 지원 등을 요구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