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주민번호 없이 홀로 고시원에…소주 2병 훔치다 신원 되찾은 6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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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생을 주민등록번호도 없이 경기 수원시의 한 고시원에서 홀로 살며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60대가 소주 2병을 훔쳤다가 신원을 되찾았다.
이에 검찰은 직접 청구인이 돼 수원가정법원에 A씨에 대한 실종선고 취소청구를 냈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처벌보다 평생을 주민등록번호도 없이 살아온 A씨의 신원을 찾아주는 게 중요했다"면서 "실종선고 취소심판이 확정되는대로 A씨의 주민등록번호를 실규 발급해 지자체에 기초수급자로 신청하는 등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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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일평생을 주민등록번호도 없이 경기 수원시의 한 고시원에서 홀로 살며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60대가 소주 2병을 훔쳤다가 신원을 되찾았다.
22일 수원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장윤태)는 절도 혐의를 받는 A씨(64)에 대해 수원가정법원에 실종선고 취소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의 절도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상담 및 취업교육을 받는 조건이다.
A씨는 지난 2월4일 오후 5시10분쯤 수원시 영통구의 한 식당 앞에 놓인 소주 2병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런데 경찰이 A씨를 조사하다 보니 신분증도 없을뿐더러 인적사항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문조회를 통해 A씨가 전에 다른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된 전력을 찾아냈고, 당시 주민번호로 A씨의 신원을 특정해 검찰로 넘겼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실종선고를 당했고, 경찰이 특정한 주민번호의 생년월일이 자신의 생년월일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이 실종선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자신을 돕는 목사를 통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해당 목사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A씨를 돕는 과정에서 A씨가 실종선고가 된 사실을 알았고 이를 A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인해본 결과 경찰이 특정해 넘긴 A씨의 주민번호는 이 세상에 발급된 적이 없는 번호였다. A씨는 일평생을 주민등록번호 없이 살아온 것이다.
검찰은 A씨가 말하는 생년월일과 A씨의 고향, 관공서를 추적했고 A씨의 제적등본을 발급해 이복형제를 찾아냈다. 검찰은 A씨가 주장하는 생년월일과 실종선고된 사람이 A씨가 맞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복형제와 DNA 검사를 했다.
A씨는 출생 후 20년이 지난 시점에 부친에 의해 출생신고가 됐지만 주민등록번호는 발급받지 못했다. 이후 집안 사정으로 이복 남동생이 A씨에 대한 실종선고를 청구했고 법원이 2013년 10월 실종선고 심판을 하면서 A씨는 10년간 사망자 신분이었다.
이에 검찰은 직접 청구인이 돼 수원가정법원에 A씨에 대한 실종선고 취소청구를 냈다. 이어 단순 생계형 절도를 고려해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처벌보다 평생을 주민등록번호도 없이 살아온 A씨의 신원을 찾아주는 게 중요했다"면서 "실종선고 취소심판이 확정되는대로 A씨의 주민등록번호를 실규 발급해 지자체에 기초수급자로 신청하는 등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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