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돌아다니다 전열기 스위치 ‘톡’…‘빈집 화재’ 범인은 고양이?
“반려동물 두고 외출 시 전원 차단해야”
제주의 한 가정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불이 나 하이라이트 전기레인지 주변이 심하게 소실된 점을 감안할 때 범인은 고양이로 지목됐다.
제주 서귀포소방서는 지난 21일 오전 7시16분쯤 서귀포시 서귀동 한 8층짜리 오피스텔 6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 불은 벽면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68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20분 만인 오전 7시36분쯤 진압됐다.
화재 당시 집안에는 아무도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집안에 있었던 고양이 두 마리 역시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현장 조사 결과 하이라이트 방식의 전기레인지 주변이 심하게 탄 점 등 여러 정황을 감안했을 때 고양이에 의해 전원이 켜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2021년 제주도 소방안전본부가 반려동물 주인 동의 하에 재현실험을 한 결과 터치식 전기레인지의 경우 사람의 손가락뿐 아니라 개와 고양이의 발바닥에 의해서도 쉽게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발열 온도가 높고 잔열이 오래 남아 있는 하이라이트 방식의 전기레인지인 경우 주변의 가연물이 접촉될 경우 화재의 위험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실제 그해 지난 3월19일 제주 서귀포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반려 고양이가 주인이 없는 사이 전기레인지의 점화 버튼을 작동시켰고 주변의 쓰레기 봉투로 불이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소방본부는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외출하는 경우 전기레인지 전원을 차단하거나 전기레인지 작동버튼을 잠금 설정해야 하고, 전기레인지 위에 의류나 상자 같은 화기에 취약한 물건을 두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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