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 재개방에도 항공업계 신음 여전…“해외 항공편 코로나 이전 3분의 1 수준”
중국이 올해 초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폐지하고 국경 재개방에 나섰지만 항공업계의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항공운송협회(CATA)가 내놓은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 국내 항공사의 해외 항공편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3분의 1 미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보도했다. 특히 이 가운데 미국 직항편은 지난달 말 기준 주당 24편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300여편과 비교해 아직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 항공업계는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마찰, 비자 문제 등을 업계의 회복 속도가 더딘 이유로 꼽는다. CATA는 “올해 말까지 의미있는 성장을 달성하는 데 있어 미국 노선의 항공편 수가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며 “지정학적 요인 때문에 향후 몇 년간은 한국과 일본 노선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과 동남아시아 노선도 공항 수용 능력 때문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연료 가격 상승과 위안화 가치 하락 등 다른 요인까지 겹치면서 올해 2분기에도 전반적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인해 국내외 여행이 제한됐던 지난해의 경우 중국국제항공과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 중국 3대 항공사는 1087억위안(약 20조원) 가량의 손실을 봤다고 SCMP는 전했다.
국내적으로는 고속철도망 확충도 중국 항공사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국내선 항공편의 경우 국제선에 비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수요가 가장 많았던 베이징∼상하이 등 일부 노선은 승객수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CATA는 “중·단거리 노선의 경우 고속열차로의 수요 전환이 항공기 운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공 업계는 코로나19 기간 시행됐던 지원 정책을 내년까지 연장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항공업계에 재정 지원과 특별 긴급 대출 상환 연장, 세금 환급 및 채권 발행 등의 지원 정책을 펴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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