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여성교도소 폭동, 46명 사망…대다수 총격 아닌 '화재'로

김성식 기자 2023. 6. 2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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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온두라스 여성 교도소에서 일어난 폭동으로 숨진 이들이 21일(현지시간) 기준 4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갱단원간 분쟁으로 총격과 방화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5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이다.

검찰은 시신 일부는 총탄으로 크게 훼손됐지만 사망자 대부분은 화재로 숨졌다고 밝혔다.

앞서 카스트로 대통령은 지난 4월 교도소 4곳에서 충돌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자 줄리사 비야누에바 안보부 차관에게 교도소 보안을 직접 책임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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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갱단끼리 총격과 방화…시신 훼손 심해 신원확인 어려워
사망자 명단 공유 안돼 유족 분노…대통령실, 조직 범죄 퇴치 예고
중미 온두라스 여성 교도소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가족을 잃은 여성이 21일(현지시간) 수도 테구시갈파의 공공 영안소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2023.6.2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미 온두라스 여성 교도소에서 일어난 폭동으로 숨진 이들이 21일(현지시간) 기준 4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갱단원간 분쟁으로 총격과 방화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5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이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당국은 재소자 관리에 들어갔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폭동은 전날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약 20㎞ 떨어진 '여성사회적응센터'(CEFAS)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이날 폭동 사망자 수가 46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재소자 가족들이 당국에 관련 정보 공개를 강력히 요구하자 정부 대변인이 직접 확인해 준 것이다. 전날 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들은 최소 4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사이 재소자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고가 발생한 교도소로 몰려들었다. 연락을 받은 유족들은 테구시갈파의 공공 영안실을 찾았지만 정작 유해를 안치할 공간이 부족해 시신 인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망자 신원 확인 작업도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법의학국은 이날까지 23구의 시신이 식별돼 유가족들이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희생자 상당수가 그을리거나 재로 변했기 때문에 신원 확인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날 두 라이벌 갱단 '바리오18'과 '마라 살바트루차' 조직원들이 교도소 내부에서 다툼을 벌이다 유혈 사태를 촉발했다고 밝혔다. 총격 용의자는 모두 11명으로 이들은 21정의 총기와 수류탄으로 중무장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바리오 18 조직원들이 마라 살바트루차 조직원들의 구역에 난입해 총격을 가하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교도소 내부는 화재로 인해 상당 부분이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시신 일부는 총탄으로 크게 훼손됐지만 사망자 대부분은 화재로 숨졌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재소자 관리에 실패하고 사망자 명단도 공유하지 않은 당국을 향해 분노를 표했다. 이번 폭동으로 아내와 두 딸을 잃은 앙헬 가르시아(34)는 "당국이 이런 사태가 일어나도록 방치했다"며 "모두가 공을 떠넘기는데도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강력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약속한 시오라마 카스트로 대통령은 이날 라몬 사비용 보안장관을 해임했다. 대통령실은 오는 22일 조직범죄 퇴치를 위한 추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온두라스 교도소에서 폭동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카스트로 대통령은 지난 4월 교도소 4곳에서 충돌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자 줄리사 비야누에바 안보부 차관에게 교도소 보안을 직접 책임지도록 했다.

이에 비야누에바 차관은 재소자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26개 교도소와 재소자 2만명을 상대로 '실질적 무장 해제' 및 '통신 신호 전면 차단'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층까지 침투한 부정·부패와 강력한 갱단 권력으로 인해 이같은 조치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폭동에 대해 비야누에바 차관이 "정부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한 이유다.

20일(현지시간)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 외곽에 위치한 한 여성 교도소에서 폭동이 일어나 경찰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2023.06.21.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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