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 "킬러문항 없앤다고 사교육 잡힐까? 어림없다"
자기학교 수학선생은 몰라도 현우진은 다 안다…이게 현실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이 자기학교 수학선생님 이름은 몰라도 수학 1타강사 현우진은 다 알고 있다'며 공교육이 무너진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또 경기 화성시 동탄에서 학생들이 SRT를 타고 강남학원가로 가고 있는 것도 현실로 이는 학교 수업만 받아서 킬러 문항 등(초고난도문제)을 풀기 어렵다는 불안감 때문이다고 했다.
그렇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에서 킬러 문항 배제' 지시 이후 교육현장은 큰 혼란에 빠져 학생들이 EBS수능특강 문제풀이까지 멈췄다며 이처럼 아주 예민한 주제를 너무 급작스럽게 건드리고 단번에 해결하려고 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교육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정미라 경기 화성시 병점고 교사(교육정책 디자인연구소 부소장)는 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전했다.
정 교사는 "이곳 동탄에서도 SRT를 타고 (학생들이) 강남 학원을 간다"며 "저도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안 갔는데 학원에서 아이들이 학원에서 봉투문제를 준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봉투문제는 라인 판매용도 있고 현장에서만 파는 문제도 있는데 그 문제들이 수능 접근성이 더 좋기에 그 문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강남학원까지 접근해야 된다는 얘기들을 하더라"며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적중률이 높은 '수능 예상문제'를 받아볼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강남 학원 자체적으로 모의고사 성적표로 레벨을 정해 아이들을 별도로 관리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그래서 제일 높은 레벨에 들어가는 아이들이 제일 좋은 문항을 접하게 된다"라는 말을 보탰다.
강남 학원을 가야만 '문제 봉투'를 얻을 수 있고 학원에서도 상위권에 들어야만 '킬러 문항' 연습 기회를 더 많이 얻는다는 말이다.
진행자가 "대치동 학원 손을 타지 않으면, 학교 수업만 받아서는 풀기가 어렵냐"고 묻자 정 교수는 "학교 수업만 받고 풀기를 희망하지만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인정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교육과정에 준해서 (수능 문제를) 낸다고는 하지만 지문 등을 접해 봤느냐, 안 접해 봤느냐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며 "학교에선 교육과정 진도 나가기도 벅차기에 다른 자료를 구해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그런 것들을 접해 볼 수 있는 사교육시장으로 아이들이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킬러 문항'배제가 사교육 시장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정 교사는 "실효성이 없다"고 단칼에 잘랐다.
정 교사는 "학생들이 단순히 킬러문항만으로 학원에 가는 것이 아니다. 단하나 수능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다"면서 "특히 강남까지 갈 때는 킬러문항에 대한 어떤 준비를 제대로 하겠다라고 하는 상위권 대학에 의지를 가진 아이들이 간다. 그런데 수능이 쉬워진다고 해서 아이들이 학원을 안 갈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 400억원을 번다는 수학 1타 중 1타강사) 현우진 이름은 알아도 학교 수학선생님 이름은 모르는게 현실이다"며 "공교육은 무력화되고 선생님들도 다 인형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공교육 무력화'의 원인 중 하나로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정시 확대 40%'"를 꼽은 정 교사는 "이는 학교 교육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구조를 완전히 무너뜨린 그런 처사다"고 비판했다.
정시 확대로 수능이 제일 중요하게 돼 문제의 난이도를 떠나 강남 학원으로 학생들이 달려가게 만들었다고 했다.
최근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 천명 이후 "학교 현장은 혼란 그 자체"라고 전한 정 교사는 "대입정책은 너무 예민하기에 4년 예고제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수능 문항을 틀어버리겠다고 발표를 하니 아이들은 EBS 수능특강 문제를 열심히 풀다가 'EBS 문항도 소용없다'며 멈추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아이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게 현장 분위기라고 했다.
정 교사는 공교육을 되살리고 또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선 "대입정책 자체를 바꿔야 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금처럼 정시 확대로 수능 위주 문제 풀기를 하면 수능 점수 1, 2점에 의해서 학교 간판이 달라지기에 아이들은 문제만 풀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을 공교육에 들어오게 하려면 일단 수능 부분을 절대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4년도 수능의 경우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 한문 영역이 절대평가다.
그다음에 "학생부 종합전형도 문제점들이 여러가지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나이스 입력 방식도 바꾸고 국민 인식도 바꾸고, 선생님들의 전문성도 향상시키면서 학생부 종합전형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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