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입에 총알 든 권총 넣고 ‘러시안룰렛’...해병대 끔찍한 가혹행위

리볼버에 4발 삽탄한 채 조준
대검 휘두르며 “칼싸움하자”
다음 달 20일 선고 공판 예정

해병대 생활관. [사진 = 연합뉴스]

해병대에서 총알이 든 권총을 후임병의 입속에 넣고 ‘러시안룰렛’ 방식으로 가혹행위를 했던 사실이 2년 만에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지난 2020년 경북 포항 해병대에 입대한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해병대 위병 근무 중 있었던 선임 B씨의 가혹행위를 폭로했다.

A씨는 “위병 근무 당시 리볼버(권총) 1정, 소총 1정, 대검 하나, 진압봉 1개, 스프레이 하나를 들고 근무에 투입하는데, 리볼버 1정에는 총 5발이 들어가고 4발 공포탄, 가스탄, 고무탄을 삽탄한 채 들어간다”며 “(선임 B씨가) 이 리볼버를 이용해 저와 제 선임에게 조준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임 B씨가) 삽탄을 한 상태로 러시안룰렛을 가했다”며 “처음에는 1m 간격에서 조준해 방아쇠를 당겼고 점차 가까워져 입안에 리볼버를 넣고 러시안룰렛을 하고, (제) 관자놀이에 조준해 방아쇠를 당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그렇게 일주일간 근무했고, 주말에는 리볼버로 재미가 없었는지 ‘대검을 꺼내보라’며 칼싸움을 하자는 식으로 대검으로 제 선임과 제 몸을 베는 행동을 취했다”면서 “그 와중에 리볼버를 이용한 장난은 중간중간 있었고 결국 리볼버의 공포탄이 발사돼 피의자 손에서 피가 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과 향정신성 마약을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었고, 매일 반복되는 진술과 상황 재연, 주변 시선 등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졌다”며 “군에서는 피의자를 상병 전역시켰다. 그 후 저도 전역해 지금까지 법정 공방을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전역한 후 최근 선임 B씨를 상대로 군형법상 ‘직무수행군인 등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했고, 해당 사건은 공론화됐다. 창원지검은 모욕, 협박, 초병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B씨를 기소했고 다음 달 20일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해병대사령부는 이와 관련해서 “해당 사건은 2021년 4월쯤 군사경찰로 접수돼 정상적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며 “가해자는 직무수행 군인 등 특수폭행 등의 죄명으로 병 계급에서 가장 엄한 징계인 ‘강등’ 처분을 받았으며, 군검찰에 송치했다. 2021년 6월 전역해 현재는 민간인 신분으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