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침수 사고···경찰, 포항 공무원 등 13명 불구속 송치

지난 8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구에 물막이판(차수판)이 설치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침수 사고로 7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공무원 등 1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당초 입건됐던 이강덕 포항시장과 이장식 전 포항시 부시장은 구성요건 등이 성립하지 않아 송치 대상에서 배제됐다.

22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힌남노 태풍 침수 사고 수사전담팀’은 피의자들을 과실범의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홍수 발생 상황에 피의자들의 복합적이고 중첩된 과실로 인해 참사가 발생했다고 본 것이다. 이번 수사에는 수사전담팀 70여명과 소방·국과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관련 전문가들이 감정에 참여했다. 앞서 경찰은 피의자 4명을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홍수 발생 상황에 포항시·농어촌공사·아파트 관리업체 관련자들의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포항시 재난 담당 책임자와 저수지 관리책임자 등 공무원 3명은 냉천 범람시기에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 하천의 범람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주민대피와 출입 통제 등 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저수지 관리책임자 등 2명은 관리 규정에 따라 유관 기관에 통보하거나 하류 주민에 경고 방송을 해야 함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파트 관리업체 관계자 등 8명도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위험 지역인 지하공간의 출입을 통제해야 했지만 지하주차장의 차량을 이동하도록 방송해 위험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후변화 등 예상을 뛰어넘는 극한적 자연현상에 대비해 경찰의 현장 대응 능력과 엄정한 수사를 강화해 근본적 제도개선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