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미제인 '백 경사 피살사건', 범인은 대전 은행 권총 강도였다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경찰이 전북지역 장기 미제 사건인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의 범인으로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사건을 저지른 이정학(52) 씨를 꼽았다.

21일 오전 9시 대전 둔산경찰서 정문에서 21년 만에 검거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정학이 고개를 숙인 채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2일 경찰에 따르면 전북경찰청은 '백 경사 피살사건' 범인으로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사건을 저지른 이정학 씨를 지목,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백 경사 피살사건은 지난 2002년 9월 20일 오전 0시 50분쯤 전주북부경찰서 금암2파출소에서 발생했다.

당시 추석 연휴에 홀로 근무하던 백 경사는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받았고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린 끝에 숨졌다. 이 같은 범행 직후 범인은 백 경사가 소지 중이던 38구경 권총을 훔쳐 달아났다.

당시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을 벌였고 백 경사에게 원한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세 명을 체포해 자백받았다.

그러나 이는 강압에 의한 허위자백으로 드러났고, 결국 해당 사건은 20년 넘게 범인을 붙잡지 못한 탓에 장기 미제 사건으로 분류됐다.

전북지역 장기 미제 사건인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사건을 저지른 이정학(52) 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었다. 이승만(53,왼쪽)이정학(52,오른쪽).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이후 지난 2월 경찰은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사건의 또 다른 주범인 이승만(53) 씨로부터 '사라진 백 경사 총기의 소재를 안다'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고 수사를 본격화했다. 현재 이승만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경찰은 이승만 씨가 말한 울산의 한 여관방 천장에서 백 경사의 총을 발견했고, 이정학 씨가 갇힌 교도소를 찾아 범행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학 씨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사건 당시 현장 상황과 제보자의 진술이 일치한 점 등을 고려해 단독 범행으로 결론지었다.

한편,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자는 계속 말을 바꾸며 현재까지도 자신은 경찰관을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라며 "진술에서 여러 모순점을 발견했고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확보한 증거물과 진술 등을 근거로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