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부 의원들 “모디 의회 연설 참석 안 할 것”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방문한 가운데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인권 문제를 들어 모디 총리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진보파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는 내일(22일) 모디 총리의 의회 연설을 보이콧할 계획”이라면서 “다원주의와 톨레랑스, 언론 자유에 앞장서는 모든 동료들이 나와 함께 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회 합동 연설은 미 의회가 줄 수 있는 가장 명망있는 초청이자 영예의 하나”라며 “이를 심각한 인권 (침해) 전력이 있는 개인들에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디 총리가 힌두교도의 무슬림 학살을 방관한 의혹으로 2005년 미국 입국 비자가 거절된 사실과 미 국무부가 인도 내 종교적 소수자와 하층민에 대한 조직적인 인권 침해에 모디 정부가 관여했다고 지적한 사실을 언급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라시다 탈리브,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도 모디 총리의 의회 연설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슬림인 이들 의원은 모디 총리와 인도 정부가 소수자인 무슬림을 억압하고 힌두민족주의 단체들의 공격적인 활동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 75명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목표로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인 인도와의 관계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인권 탄압 논란을 받는 모디 총리의 국빈방문은 바이든 정부가 내세우는 가치외교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이 모디 총리에게 이 같은 지적과 의혹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압박했고, 이에 모디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모디 총리가 언론 인터뷰가 아닌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은 취임 후 9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 뒤 워싱턴에 도착해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백악관에서 모디 총리를 환영한 뒤 어깨에 손을 얹고 대화하는 등 친밀감을 표시했으며, 만찬을 주최했다. 22일에는 미·인도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의회 연설 등이 이어진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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