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장기미제 전주 백 경사 살해 사건 범인은 이정학”

김창효 기자 2023. 6. 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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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3일 이정학과 함께 대전에서 은행 권총 강도를 저질러 무기징역을 받은 이승만(53)이 전북경찰청에 ‘백 경사 총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보낸 제보 편지. 김창효 선임기자
경찰, 단독범 지목 검찰 송치 예정···“공범 제보-범행수법 일치”

장기 미제사건인 전북 전주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001년 12월21일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사건을 저지른 이정학(52)을 범인으로 결론 내렸다.

전북경찰청은 이씨를 살인 등 혐의로 다음주 초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이정학은 2002년 9월 20일 0시 44분쯤 전주북부경찰서(현 덕진경찰서) 금암2파출소를 침입해 백 경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38구경 총기를 탈취해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권총에는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돼 있었다.

경찰은 21년 만에 전북 전주 백선기 경사를 살해한 범인을 검거하고 울산의 한 여관 천장에서 권총을 되찾았다. 사진은 백 경사가 생전 소지했던 권총. 전북경찰청 제공

경찰은 사건 발생 넉 달 만인 2003년 1월 14일 20대 3명을 용의자로 체포해 자백받았지만, 강압에 의한 허위자백으로 드러나면서 사건은 20여 년이 지난 최근까지 미제로 남았다.

이후 사건 발생 21년 만인 지난 2월 13일 이정학과 함께 대전에서 은행 권총 강도를 저질러 무기징역을 받은 이승만(53)이 전북경찰청에 ‘백 경사 총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편지로 제보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 이승만(왼쪽)과 이정학. 자료사진

경찰은 지난 3월 3일 이승만이 지목한 울산 모 여관 천장에서 38구경 권총 한 자루를 발견했다. 백 경사 허리춤에서 사라진 총기 번호와 일치했다. 이승만은 “이정학이 백 경사를 살해한 뒤 총기를 가져왔다”며 “이정학 부탁으로 권총을 숨기고 실탄은 분리해 모처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정학은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 상황과 제보자의 진술이 일치한 점 등으로 미뤄 이정학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후신 전북경찰청 형사과장은 “피의자는 계속 말을 바꾸며 자신은 경찰관을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진술에서 여러 모순점을 발견했고 당시 범죄 현장 동선과 피해 상황 등이 제보자(이승만) 진술과 일치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3일 백경사 살해 총기 확보 장면.

앞서 이정학과 이승만은 2001년 12월 21일 대전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직원(당시 45세)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들고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구속기소 됐다. 1심 법원은 이승만이 총을 쏜 것으로 보고 그에게 무기징역, 이정학에겐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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