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태풍 ‘힌남노’ 포항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 책임...공무원 등 13명 송치

경북경찰청 수사관들이 지난해 10월 경북 포항시청 안전총괄과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관련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뉴스1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사고로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지에서 12명이 숨지거나 다친 사고와 관련해 포항시 공무원 등 13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북경찰청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포항시 공무원 A씨 등을 비롯해 농어촌공사·아파트 관리업체 직원 8명 등 13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9월 포항 지역에 태풍 힌남노가 북상할 당시 발생한 인명 피해 사고와 관련해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다.

당시 포항시 남구의 하천인 냉천이 범람하면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려고 한 주민 7명을 포함해 포항 내 아파트 일대에서만 9명이 숨졌고 3명이 다쳤다.

경찰은 힌남노로 인한 홍수 발생 상황에 대해 포항시·농어촌공사·아파트 관리업체들의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포항시에 대해선 냉천 범람 당시 방범카메라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 하천 범람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점, 냉천 하류 주민들에 대한 대피 조치가 미흡했던 점 등을 과실로 판단했다.

농어촌공사의 경우 냉천 상류에 위치한 오어저수지에 대한 태풍시 비상대처 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아파트 관리업체 측이 주민들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통제하지 않고 오히려 차량 이동을 권고하는 방송을 한 점도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판단했다.

반면 경찰은 앞서 이들과 함께 수사 대상에 포함한 이강덕 포항시장, 이장식 전 포항부시장 등 3명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시장 등이 사고 전 수차례 회의를 열어 재난 상황에 대응한데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만한 구체적인 과실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