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권총넣고 '러시안룰렛'…해병대 지독한 가혹행위 뒤늦게 알려진 이유

홍효진 기자 2023. 6. 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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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에서 후임병 입 속에 장전된 권총을 넣는 식의 '러시안룰렛'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는 2년 전 발생한 해병대 가혹행위 관련 제보가 전해졌다.

A씨는 2021년 1월쯤 해병대 동문 위병 근무지에서 근무했을 당시, 선임병 B씨가 자신에게 권총 총구를 들이대는 등 일명 '러시안룰렛' 식의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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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에서 후임병 입 속에 장전된 권총을 넣는 식의 '러시안 룰렛'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해병대에서 후임병 입 속에 장전된 권총을 넣는 식의 '러시안룰렛'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는 2년 전 발생한 해병대 가혹행위 관련 제보가 전해졌다. 제보자 A씨는 자신은 2020년 해병대에 입대했으며 "가혹행위를 당해 현재 재판 중인 사건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1월쯤 해병대 동문 위병 근무지에서 근무했을 당시, 선임병 B씨가 자신에게 권총 총구를 들이대는 등 일명 '러시안룰렛' 식의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러시안룰렛은 19세기 제정 러시아에서 귀족들 간에 유행한 게임으로, 회전식 연발 권총에 총알을 하나만 넣고 탄창을 돌려 한 사람씩 돌아가며 머리에 총을 쏘는 방식이다.

A씨는 당시 총 5발이 들어가는 리볼버 권총 안에 공포탄, 가스탄, 고무탄 등 4발이 장전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실탄을 장전한 것은 아니었고, 탄창 1발 자리는 비어있는 상태였다. A씨는 "(B씨가) 이 리볼버를 이용해 저와 제 선임에게 조준했고 삽탄을 한 상태에서 러시안룰렛을 가했다"며 "처음에는 1미터 간격에서 조준해서 방아쇠를 당겼고 점차 가까워져서 입안에 리볼버를 넣고 러시안룰렛을 하고 관자놀이에 조준해서 방아쇠를 당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일주일간 근무를 했고 주말에는 '리볼버로는 재미가 없었는데 대검을 꺼내 보라'며 칼싸움하자는 식으로 대검으로 제 선임과 제 몸에 베는 행동을 취했다"며 "그 와중에 리볼버를 이용한 장난은 중간중간 있었고 결국 리볼버의 공포탄이 발사돼 피의자 손에서 피가 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큰 정신적 피해를 입은 A씨는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과 향정신성 마약을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었고 매일 반복되는 진술과 상황 재연, 주변 시선 등으로 정신적으로 너무나 피폐해졌다"며 "군에서는 피의자를 상병 전역 시켰고 그 후 저도 전역해 지금까지 법적 공방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현재 2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선고조차 나지 않았다"며 "피의자는 계속 재판을 미루거나 사건과 크게 연관 없는 증인들을 소환해 재판을 질질 끌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괘씸하고 억울하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제보를 통해 피의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해병대사령부는 "해당 사건은 2021년 4월쯤 군사경찰로 접수돼 정상적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며 "가해자는 직무수행 군인 등 특수폭행 등의 죄명으로 병 계급에서 가장 엄한 징계인 '강등' 처분을 받았으며 군검찰에 송치했다. 2021년 6월 전역해 현재는 민간인 신분으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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