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국가안보·민주적 가치’ 우선 AI 규제 틀 공개
미국 민주당이 국가안보와 민주주의 가치 보호를 골자로 하는 인공지능(AI) 규제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연설에서 인공지능 규제를 위한 포괄적인 입법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향후 법안 제정 시 고려할 AI 규제 핵심 원칙을 담은 ‘SAFE 혁신 프레임워크’는 보안(security)·책임성(accountability)·민주적 토대(foundations)·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에서 첫 글자를 따 왔다.
슈머 원내대표는 AI 규제법안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일자리 보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허위정보와 편향, 저작권, 지식재산권 등을 다루는 책임있는 시스템을 지원하고, AI 도구가 민주적 가치에 부합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AI가 나아갈 길의 규칙을 작성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과 같은 적이 기술 표준을 만드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특히 미국이 AI 기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법안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폴리티코는 의원들이 AI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거나 미국 AI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을 돕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상원은 오는 9월부터 AI 전문가들과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하는 AI 인사이트 포럼을 열고 규제책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슈머 원내대표는 통상적인 청문회 절차가 아닌 ‘새 절차’를 통해 AI 규제 입법 마련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이를 무시하고 싶어하지만, 우리는 모래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타조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 의회가 실제 세부 입법을 마련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규제법 도입에 성큼 다가선 가운데 미국에서도 관련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 대선을 앞두고 AI발 정보 조작 우려에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백악관도 인공지능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정책 개발 회의를 매주 2~3회 열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EU는 지난 14일 유럽의회에서 가결된 AI 규제법(EU AI Act) 도입을 위한 법안 협상안에 따라 EU 의회와 이사회, 집행위원회 간 3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챗GPT 등 생성형 AI를 만든 기업들은 위험성 평가, 불법 콘텐츠 생산 규제 등의 의무를 진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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