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美잠수정 대표, 작년 인터뷰서 “최대 공포는 다시 떠오르지 않는 것”
“최대 공포는 물 위로 다시 떠오르지 않는 상황을 맞는 것이다.”
북대서양의 4000m 해저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의 두 동강 난 잔해를 관광하는 심해 잠수정 ‘타이탄’에 대한 수색이 21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나흘째 계속된 가운데, 이 잠수정에 함께 탄 운영사 오션게이트(OceanGate)의 대표 스톡턴 러시(61)가 작년 12월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한 말이 주목을 받고 있다.
탑승자 5인이 96시간 사용할 수 있는 잠수정 내 산소량은 한국시간으로 22일 오후7시면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는 당시 CBS 인터뷰에서 “해저 잠수정 탐험이 매우 위험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작년 여름에 ‘타이탄’ 잠수정에 탑승한 경험이 있는 CBS 기자가 1만300피트(약 3962m)까지 잠수하는 것에 따르는 위험성을 재차 물었다. 과거 이 회사의 해양 활동 담당 이사는 잠수정의 창(窓)이 해저 1300m까지만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러시는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잠수정이 돌출부나 폐(廢)어망에 걸리고 여러 가지에 얽혀 부상(浮上)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들”이라며 “돌출부가 있다면 그 밑으로는 가지 않고, 폐어망에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잠수정 조종 기술이며, 잠수정을 천전히 이동시키면 그런 것들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는 2010년부터 민간 해저관광 회사인 오션게이트를 운영하면서, 10여 차례 심해 잠수정을 조종했다. 그는 “오션게이트가 취하는 적절한 조치들이 있지만, 여기엔 한계가 있다”면서도, “안전하기를 바란다면, 침대 밖으로 나오지 말고, 차도 타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순간엔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이는 위험과 보상의 문제다. 나는 룰을 깨면서도 안전하게 이 탐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를 인터뷰한 CBS 기자는 잠수정 조종간으로 시중에서 30달러인 블루투스 게임 조종기를 변형해 사용하고, 잠수정의 균형을 잡기 위한 중량물(重量物ㆍballast)로 건축용 파이프 자재를 바닥에 놓는 등 여러 장치가 심해 잠수정을 위해 특수 제작된 것이 아니라 맥가이버식(式) 임시변통으로 제조ㆍ설치된 것을 지적하며 안전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러시는 “잠수정의 추진기와 조명 기구가 망가져도 여전히 안전할 것이다. 생명유지장치, 잠수정 동체, 산소 공급 시스템, 이산화탄소 제거 시스템, 이런 것들이 반드시 단추가 눌러져 있도록 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들만 안전하면 맥가이버식으로 만든 장치를 설치해도 관계 없다”며 “지난 10여 년 간 사망은 물론이고, 탑승자가 크게 다치는 일도 없었다”며 안전성을 자신했다.
러시는 작년 여름 CBS 기자와 함께 탑승한 잠수정 ‘타이탄’이 물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자, 외부의 구경꾼들과 탑승자들에게 “이제 우리는 지구에서 가장 안전한 5명”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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