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에… 2027년부터 국민연금 지출 > 보험료 수입

■ 국민연금공단 보고서
가입자 5년간 86만명 주는데
수급자는 240만명 넘게 늘어

저출산 여파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할 가입자는 오는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86만 명가량 줄어드는 반면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해 수급자는 240만 명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4년 뒤인 2027년엔 국민연금 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2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23∼2027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는 앞으로 5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7년 말엔 2163만6401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말(2249만7819명)과 비교해 86만1418명(3.8%) 줄어든 것이다.

도입 당시인 1988년 말 443만 명이던 국민연금 가입자는 이후 빠르게 늘어 2012년 2000만 명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일시적인 감소세 외엔 대체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보고서는 향후 코로나19 극복 이후 생산활동인구의 감소로 가입자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역가입자나 임의가입자의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고령화로 노령연금 수급연령에 도달하는 이들은 빠르게 늘면서 국민연금 수급자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령·유족·장애연금과 반환일시금 등을 모두 합한 국민연금 수급자는 2022년 말 기준 664만2643명이었는데, 2027년 말엔 904만7143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5년 만에 240만4500명(36.2%)이 불어나는 것이다. 1955년생은 2016년부터 노령연금 신규 수급자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올해부터 수급 개시연령이 만 63세로 늘어나면서 1961∼1963년생이 각각 2024∼2026년에 차례로 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한다.

수급자 증가와 물가 상승 속에 연간 급여액 총액도 올해 말 39조1349억 원에서 2027년 66조1433억 원까지 빠르게 늘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 감소에도 임금 상승 등으로 보험료 수입은 2023년 말 58조9873억 원에서 2027년 말 66조757억 원으로 당분간 늘어난다. 하지만 2027년이 되면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액이 더 많아진다. 즉 걷는 돈보다 줄 돈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한편, 지난 3월 발표된 국민연금 향후 70년 장기 재정 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지출이 수입(보험료 수입+투자수익)을 웃돌게 되는 예상 시점은 2041년으로, 적립기금은 2040년 1755조 원으로 최고액을 찍은 후 매년 지출이 늘어나면서 2055년에 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