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이정학 '승자 없는 싸움'…백 경사 피살 사건, 이정학 '단독 범행' 결론
전북경찰청 "대전 은행강도 이정학 단독범행"
이승만 제보 유의미…"진술 일치해"
이정학 "백 경사 피살사건과 관련 없어" 주장
2002년 전북 전주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1년 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이 사건의 실마리는 2001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범인인 이승만의 입에서 나왔다.
이승만의 제보대로 실제 21년 만에 피살당한 경찰관의 38구경 권총이 발견됐고, 전북경찰청은 114일간의 수사 끝에 이정학을 단독범행으로 보고 송치를 결정했다.
근무 중 파출소서 피살당한 경찰관…범인은 이정학이었다
백선기(당시 54) 경사는 지난 2002년 9월 20일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각 파출소에서 홀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 시각 괴한이 파출소에 침입해 백 경사를 살해하고 38구경 권총과 공포탄 1발, 실탄 4발을 빼앗아 달아났다.
전북경찰청은 22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지난 2002년에 발생한 경찰관 살해와 총기 탈취(강도살인) 사건에 대하여 이정학(51)의 단독범행으로 혐의가 인정되어 송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정학이 2002년 추석 무렵,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전 은행강도살인 사건과 유사한 형태의 범행을 계획했을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이정학)은 2002년 9월 20일 자정쯤 금암파출소 뒤쪽 담을 넘어 후문으로 침입해 혼자 근무 중이던 백선기 경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총기를 탈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후 파출소를 빠져나와 논산에서 사건에 사용된 칼을 농수로에 버리고 대전으로 도주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승만(52)이 백선기 경사 피살 사건 당시 딸을 보기 위해 명절을 맞아 대구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반면, 이정학은 사건 당시 '대구에 있었다'고 진술하다 '대전에 있었다'로 말을 바꾸는 등 자주 진술을 바꾸며 모순점이 드러났다.
총 건네받은 '배관공' 이승만 "5차례에 걸쳐 총기 보관"
이정학은 이승만에게 총을 맡겼다.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총기가 공개될 시 이승만도 위험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총기를 맡길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백 경사를 살해하고 빼앗은 실탄과 총기를 이정학으로부터 건네받은 이승만은 2004년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총기와 실탄을 분리했다.
이승만은 우유갑에 실탄을 담아 모두 버렸으며 총기만 따로 챙겨 최종적으로 울산의 한 숙박업소에 보관했다. 실제 총기가 발견될 당시 실탄과 공포탄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승만은 경찰 조사에서 "이정학에게 실탄까지 함께 돌려주게 되면 또 다른 범행에 이용되거나 방지하기 위해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백 경사 피살 사건 이후 전국의 총기 사건 등의 미제사건을 분석해 봤지만 이와 연관된 사건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공동범행으로 자백한 지난 2003년 대전 은행동 밀라노21 현금수송차량 탈취 사건에는 총기가 사용되지 않았다.
이승만은 총기를 2004년부터 대전과 부산 등 5차례에 걸쳐 총기를 옮겼고 최종적으로 2007년 울산의 한 숙박업소 천장에 총기를 보관했다.
이후 이승만은 2011년부터 약 3년간 사우디와 카타르에서 배관공 자으로 해외 파견을 나갔으며, 한국을 오랫동안 떠나있으면서 총기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왜 전주인가…이정학, 불법 테이프 유통으로 지리감 익혔다
경찰은 2004년 7월 대전 유성 톨게이트에서 이정학이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한 사건을 확인했다.
당시 이정학 차 트렁크 안에서 회칼과 노끈이 발견됐는데, 백 경사 상처 부위를 볼 때 일반적인 칼이 아닌 회칼 종류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이정학과 이승만은 백 경사 사건 당시 충남 논산에서 불법 음반·테이프 유통업 사무실을 차리고 전북 전주·익산 등을 오가며 영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학은 "한옥마을 방문차 단 한 번 갔을뿐이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였다. 이정학은 현재까지 백 경사 피살사건과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2001년 12월 21일 대전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직원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현금 3억 원이 든 가방을 들고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 법원은 지난 2월 17일 이승만이 총을 쏜 것으로 보고 그에게 무기징역, 이정학에겐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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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김대한 기자 kimabou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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