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선관위 온라인 투표 시스템 이용 시, 정보주체 동의 받아야”

인권위 22일 A공단 이사장에게 권고
‘개인정보 보호’ 및 ‘재발방지 대책’ 주문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자기결정권 침해”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A공단 이사장에게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위 기사 내용과 무관함.(이미지=게티이미지프로)

인권위는 지난 1일 A공단 이사장에게 “향후 중앙선거 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이용해 선거를 진행할 때 직원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 3자 제공에 대해 정보주체의 사전동의를 철저히 받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B씨는 A공단 노동조합 대표이다. B씨는 A씨가 지난해 12월 공단의 노동자 이사 연임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직원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제공한 것이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공단 이사장은 ‘표준 개인정보 보호지침’ 근거로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른 임금지급, 교육, 증명서 발급, 근로자 복지제공을 위해 근로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A공단의 노동자 이사는 근로자의 복지증진과 관련이 있는 직책이므로, 그 연임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위해서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표준개인정보 보호지침은 임금지급 등 근로계약의 체결, 이행과 관련된 경우에 적용해야 하며 투표와 같은 별도의 사안까지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 수집, 이용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노동자 이사 제도의 근본 취지가 경영의 투명성과 공익성 확보라는 점에서 근로자의 복지제공과 직접 연관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인권위 측은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개인정보를 제공한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을 위반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