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직원 휴대전화 번호 선관위 제공, 사전 동의 받아야"

광주 광산구 시설관리공단 노동자 이사 연임 찬반 투표
"직원들 동의 없이 선관위에 개인정보 제공은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 로고.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직원들의 동의 없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직원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제공하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 행위'라는 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는 광주 광산구 시설관리공단에 '향후 중앙선관위의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이용해 선거를 진행할 경우 개인정보 수집·이용 등에 대한 사전 동의를 철저히 받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시설관리공단이 노동자 이사 연임 여부에 대한 직원 찬반 투표 과정에서 직원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중앙선관위에 무단 제공했다는 진정을 검토한 결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광산구 시설관리공단은 '노동자 이사는 근로자의 복지증진과 관련이 있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온라인 투표 시스템이 각 시군구 선관위와 이용기관과의 서비스 이용 협약 체결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로, 사무처리 권한과 관리 책임은 '이용기관 관리자'에게 있다며 책임 소지에 선을 그었다.

인권위는 "시설관리공단은 투표를 위한 개인정보 이용·제공 동의서를 받지 않았으며 노동자 이사 제도의 근본적인 목적이 근로자의 복지제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중앙선관위는 온라인투표시스템 이용 시 이용기관에 별도의 선거인 개인정보 활용 동의 여부를 확인하도록 고지하고 있다"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선관위에 제공한 것은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설관리공단은 추후 중앙선관위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이용해 선거를 진행할 경우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등 정보주체의 사전동의를 받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