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란하다 소문낼게" 친구 죽음 몰고 간 10대, '앞길 창창'하다며 집행유예

가해자는 장애 여고생 오물 폭행사건 주범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소문을 내겠다고 협박해 친구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간 10대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소문을 내겠다고 협박해 친구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간 10대가 지난 2021년 '장애 여고생 오물 폭행' 사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같은 해 6월 28일 인천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뉴시스]

지난 21일 인천지법 형사항소5-2부(부장판사 강부영)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A양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양은 지난 2020년 9월 25일 또래 7명으로 구성된 SNS 단체 대화방에서 B양(당시 16세)이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허위 내용을 유포해 B양 명예훼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양은 과거에도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소문을 내겠다"며 B양을 협박하거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은 단체 대화방에서 모욕을 당한 몇 시간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B양은 지난 2019년 성폭행 피해를 당했으며 해당 사건 가해자의 선고공판을 열흘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소문을 내겠다고 협박해 친구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간 10대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A양은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고 이에 검찰은 "원심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를 생각하면 피고인을 엄벌하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앞길이 창창한 피고인을 생각하면 1심 판단처럼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검사의 항소 이유를 고려해도 형량이 너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여러 고민 끝에 원심 양형이 유불리 정상을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이고 형량도 적정하다고 판단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한편 이 A양은 지난 2021년 인천시 부평구 모텔에서 지적장애 3급인 여고생의 머리를 변기에 내려찍고 오물을 붓는 등 이른바 '장애 여고생 오물 폭행' 사건의 주범이기도 하다. A양은 당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