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침수 사고…포항 공무원 등 13명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송치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침수 사고를 수사한 경찰이 포항시 공무원 등 1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북경찰청 포항 힌남노 태풍 침수사고 수사전담팀은 포항시·농어촌공사·아파트 관리업체 관계자 등 1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대구지검 포항지청으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홍수 발생 상황에 포항시·농어촌공사·아파트 관리업체 관련자들의 과실이 복합적·중첩적으로 작용해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 재난 담당 책임자와 진전저수지 관리책임자 등 공무원 3명은 냉천 범람시기에 CCTV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 하천의 범람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또 주민대피 및 출입 통제 등 조치가 미흡했고 진전저수지 비상대처계획에 따라 유관기관에 통보하거나 하류 주민에 경고 방송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오어저수지 관리책임자 등 2명은 비상대처계획을 현행화하지 않았고 표준 비상대처계획과 저수지 관리 규정에 따라 유관 기관에 통보하거나 하류 주민에 경고 방송을 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3개 아파트 관리업체 관계자 등 8명은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위험 지역인 지하공간의 출입을 통제해야 하는데도 지하주차장의 차량을 이동하도록 방송을 해 위험을 키웠다.

이러한 사고 원인에 근거해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인정되는 포항시 공무원 3명, 농어촌공사 직원 2명, 아파트관리업체 직원 8명 등 13명을 불구속 송치 결정했다.

포항시장 등 3명에 대해선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과실을 발견하기 어려워 불송치로 결정했다.

사고 전 수차례에 걸쳐 상황 판단회의 등을 열었고 포항시 전역의 재난 상황에 대응한 점과 유사 판례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결정이다.

하천 관리 부문은 두 차례 전문 감정을 통해 관계 법령 기준에 위반한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고 소방은 재난현장 표준운영절차(SOP)와 매뉴얼에 따른 조치를 한 것이 확인돼 불입건으로 종결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침수된 지하공간 국민행동요령' 등 풍수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사항 9건을 발굴하고 행정당국에 권고했다.

자연재해대책법 제45조에 근거한 '지하공간 국민행동요령' 신설 등 3건은 즉시 보완·시정조치하도록 했다.

이 밖에 재난상황 시 모니터링 담당자 별도 지정 등 6건은 해당 기관에 통보해 개선하도록 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수사를 계기로 기후변화 등 예상을 넘는 극한적 자연 현상에 대비해 경찰의 현장대응과 엄정수사를 강화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경찰도 힘과 지혜를 보태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6일 오전 6시 30분쯤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3개 아파트 등 주민 9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진상 확인과 책임 규명을 위해 사고 발생 당일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7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했고 감식·감정과 압수수색 등 조사를 진행했다.

소방·국과수 등과 합동 현장 감식을 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과 관련 전문가들이 감정을 벌였다.

또 포항시·농어촌공사·아파트관리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압수물 359점을 분석하고 사건관계자 120명을 조사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대구CBS 권소영 기자 notold@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