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1명,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 써봤다…병원서 처방

손덕호 기자 2023. 6. 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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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늘고 흡연 줄어…룸카페 이용률 13.8%
초등학생 40% 성인용 영상 시청, 4년 전보다 두 배
‘대리 입금’ 이용은 3.4%…연 5000% 넘는 고금리 받기도

청소년 10명 중 1명은 마약류 마약류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사용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디에타민정)는 100명 중 1명이 먹어봤다. 구입 경로는 ‘병원 처방’이 대부분이지만, 성인인 ‘다른 사람’에게 얻었다는 응답이 10% 수준이었다.

여성가족부는 22일 전국 초등학교(4~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7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청소년 매체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실태조사는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2년마다 실시된다. 이번 조사에는 처음으로 환각성 약물 사용, 온라인 도박성 게임 이용 경험 문항이 추가됐다.

압수된 펜타닐 패치./ 경남경찰청 제공

◇펜타닐 구매, 성인인 다른 사람에게 얻은 경우 9.6%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의 펜타닐 패치 사용 경험은 10.4%, 환각성 물질인 ‘나비약’ 복용 경험은 0.9%로 나타났다. 펜타닐 패치를 사용한 응답자의 94.9%는 구매 방법으로 ‘병원에서 처방받아서’라고 답했다. ‘다른 사람(성인)에게 얻어서’라는 응답은 9.6%였다.

펜타닐은 암 환자나 수술 환자 등 고통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성 진통제다.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층이 펜타닐을 남용한 미국 영상이 퍼져 ‘좀비 마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펜타닐은 만 18세 미만의 비암성 통증에 처방하지 않아야 한다. 마약류 진통제의 투여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최초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술 마신 경험 증가…담배 핀 경험은 소폭 줄어

중·고등학생의 음주 경험은 13.7%로 2020년(11.6%)보다 늘었다. 흡연 경험은 4.2%로 2020년(4.6%)보다 소폭 줄었다. 청소년이 술과 담배를 직접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경우 주요 구매 장소인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서 ‘성인 인증을 위해 본인 여부나 나이를 확인받아 본 경험 비율’은 술은 18.5%, 담배는 16.2%에 그쳤다.

전체 청소년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47.5%로 나타났다. 2020년(37.4%)보다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초등학생의 이용률은 2018년 19.6%이었던 것이 2020년 33.8%로 늘었고, 이번 조사에서는 40.0%까지 증가했다.

‘성인용 영상물’에는 음란물 같은 한국에서 불법인 영상을 포함해 폭력물 같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 영상물도 포함된다. 최근 1년간 이용한 매체로는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96.7%)가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은 메타버스 이용률이 70.6%로 중학생(37.3%), 고등학생(15.2%)에 비해 높았다.

청소년 중 5.8%는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타인의 아이디를 사용했고, 1.7%는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했다. 도박성 게임 같은 유해매체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타인의 아이디를 사용한 경험률(20.7%)과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경험률(9.8%)이 높았다.

4월 21일 오후 경기 시흥시 서해고등학교에서 대한약사회 의약품안전사용강사인 김이항 약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류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DB

◇청소년 16.3% ‘폭력 피해’…'성폭력 피해’는 5.5%

폭력 피해를 본 적 있는 청소년은 16.3%로 조사됐다. 폭력 중 언어폭력을 당한 있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10.6%가 오프라인에서, 7.3%가 사이버 공간에서 언어폭력을 당했다.

성폭력 피해는 5.5%가 당했다. 응답자의 2.5%가 ‘말이나 눈짓, 몸짓으로 성적 모욕감’을 경험했고, 1.7%는 ‘온라인에서 스토킹이나 성희롱 피해를 봄’이라고 답했다. 성폭력 가해자는 ‘같은 학교 다니는 사람’ 47.6%, ‘잘 모르는 사람’ 22.5%, ‘온라인(인터넷)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 17.3% 순이었다.

최근 1년간 돈을 걸고 하는 온라인 도박성 게임을 이용했는지 묻자 4.6%가 카드·화투 게임을, 2.8%가 온라인 도박게임을 이용한 적 있었다. 또 1.6%는 인터넷 스포츠 베팅을, 0.9%는 인터넷 복권 구입을 경험했다.

중·고등학생 중 소액대출서비스(대리입금)를 이용한 비율은 3.4%였다. 이용 횟수는 1~2회가 49.8%로 가장 많았으며 10회 이상도 22.2%나 됐다. 대리입금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10만원 내외의 소액을 2~7일간 단기로 빌려주는 행위다. 청소년들에게 아이돌 관련 상품(굿즈)이나 게임 아이템 등을 구입할 돈을 빌려주고 수고비(이자) 등을 받는 행위다. 수고비와 지각비(연체 이자) 등의 명목으로 연 5000%에 달하는 고금리 이자를 챙긴 사례도 있다. 청소년 중에서도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중 청소년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멀티방·룸카페(13.8%)였다. 이용 규정을 알고 있는 비율은 11.1%에 그쳤다. 이밖에 일반 숙박업소(3.1%), 비디오·DVD방(1.7%), 무인 숙박업소(1.4%), 유흥·단란주점(0.5%), 나이트클럽(0.3%)을 이용한 적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당해년도에 아르바이트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7.3%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었던 2020년의 4.6%보다 증가했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 중 최저시급을 못 받은 청소년은 2020년 29.9%에서 12.6%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부당행위 및 처우 경험률도 그사이 34.5%에서 29.5%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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