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원 영아 살해’ 친모에 구속영장 신청...화성서도 소재 파악 안 되는 영아 확인

영아 2명 살해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친모 범행 인정...영장심사 23일 유력
화성 20대 여성 서울서 난 아이 유기
키울 자신 없어 타인에 넘겼다 주장

생후 1일된 자녀 2명을 잇따라 살해한 30대 친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화성에서도 20대 여성이 생후 며칠이 지난 자녀를 유기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출생 미신고 영유아가 2000여명에 달해 유사사건이 더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수원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화성에 사는 20대 여성 A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2021년 12월 말께 서울의 한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A씨는 며칠 뒤 병원근처에서 만난 타인에게 아기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서 아이를 데려간다는 글을 보고 아이를 넘겼다”고 진술했다.

A씨는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아기를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서울에서 살던 A씨는 아이를 유기한 후 화성으로 이사했다.

경찰은 “유기된 아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으며, A씨 진술이 사실인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수원 영아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이날 오전 0시께 30대 친모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친모와 함께 살던 자녀 3명을 수원에 사는 조부모에게 인계해 보호받도록 했다.

지난 8일 수원시의 수사 의뢰를 받고 전날 B씨를 긴급체포한 경찰은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18년 11월에 넷째 자녀이자 첫 번째 살해 피해자인 아기를 병원에서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2019년 11월에도 다섯째 자녀이자 두 번째 살해 피해자인 아기를 병원에서 낳은 뒤 해당 병원 근처에서 목 졸라 살해했다. 2명의 자녀는 생후 하루 만에 변을 당했고, 성별은 남녀 1명씩이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녀가 3명이 있는 상태에서 자녀 2명을 잇달아 임신하게 되자 “형편이 어려워 키울 자신이 없었다”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

영아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한 경위에 대해서는 범행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와 남편은 소속이 다른 콜센터에서 각각 근무 중이고,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B씨 남편은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았으나 아기를 살해한 줄은 몰랐다”면서 “‘낙태했다’는 아내의 말을 믿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B씨 부부와 함께 살고 있던 자녀 3명(12살·10살·8살)을 수원에 사는 조부모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B씨와 함께 사는 남편이 최소 4년 이상 냉장고에 보관된 시신을 정말로 인지하지 못했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B 씨의 범죄 행각은 감사원이 진행 중인 영유아 미신고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에서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체계에 허점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이를 위해 2015년부터 작년까지 8년간 출산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 사례가 있는지 조사했고, 미신고 영유아가 2000여명에 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감사원은 미신고 사례 중 약 1%인 20여명을 추려 지방자치단체에 실제로 어린이들이 무사한지 조사하도록 했다. 수원시는 B씨가 조사를 거부하자 지난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사진=경기남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