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미제 ‘백경사 피살사건’…경찰 “이정학 단독범행 결론”

김정엽 기자 2023. 6. 2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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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승만(왼쪽)과 이정학. /대전경철청

경찰이 지난 2002년 전북 전주시에서 발생한 ‘백선기 경사 피살 사건’의 피의자로 ‘대전 은행 강도살인’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이정학(52)을 지목했다.

당초 경찰은 용의자로 대전 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주범 이승만(53)과 공범 이정학을 지목하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이정학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전북경찰청은 22일 백선기 경사를 살해하고 총기를 탈취한 혐의(강도살인)로 이정학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정학은 2002년 9월 20일 0시 50분쯤 전주시 덕진구 금암2파출소에서 혼자 근무하고 있던 백선기 경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정학은 백 경사가 가지고 있던 38구경 권총과 실탄 4발, 공포탄 1발을 가지고 도주했다.

이정학은 도주하면서 행적을 감췄고, 경찰은 이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권총까지 찾지 못하면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그런데 이승만이 지난 2월 13일 경찰에 “이정학이 백 경사를 살해했다”는 편지를 보내면서 21년 만에 사건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승만이 보낸 편지엔 ‘전주 경찰 살해 사건 당시 현장에서 사라진 권총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지난달 3월 3일 이승만이 지목한 울산 모처에서 38구경 권총을 발견했고, 이 권총은 백 경사가 사망 당시 소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경찰은 이승만과 이정학에 대해 대질신문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에게 범행을 떠넘기며 경찰 조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이들에게 자백을 받지 못했지만 다양한 정황 증거 등을 종합해 이정학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승만의 제보가 실제 사실이었고 백 경사 사건 당시 이승만은 전주에 없었다는 참고인 진술까지 나왔다”며 “반면 이정학은 사건 당시 전주에 있었다는 정황 증거가 다수 나왔다”고 했다.

이승만이 이정학의 범죄를 경찰에 알린 배경과 관련해서는 이정학에 대한 배신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은 2001년 12월 21일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은행 직원을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3억원을 들고 달아났다.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두 사람이 붙잡히면서 해결됐다.

당시 먼저 붙잡힌 이정학은 “이승만이 주범”이라고 자백했다. 지난달 2월 17일 1심에서 이승만은 무기징역, 이정학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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