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친모 구속영장...내일 오후 실질심사

“낙태했다는 말 믿었다” 남편 거짓말탐지기 조사 방침

경기남부경찰청 청사. /경기남부경찰청

경기 수원에서 아이 2명을 연년생으로 출산하자마자 살해하고 4년 넘게 시신을 집안 냉장고에 유기해 온 30대 친모에 대해 22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친모 A(35)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3일 오후 2시30분 수원지법에서 진행된다.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이날 오후 A씨에 대해 영아살해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이날 0시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출산한 아기를 살해하고, 시신을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수원시 장안구의 아파트 냉장고에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남편 B씨와의 사이에 12세 딸, 10세 아들, 8세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또다시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감사원이 보건당국에 대한 감사에서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는 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통보하면서 포착됐다. 감사원 자료를 전달받은 수원시는 A씨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으나 조사를 거부하자 지난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해 그동안 A씨를 4차례 면담했으며 A씨는 처음에는 출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가족 몰래 출산했고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에게 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고 21일에는 가택 압수수색에 나서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을 남편 B씨가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 B씨는 경찰의 1차 참고인 조사에서 “아내가 임신한 사실은 알았지만 낙태를 했다는 말을 믿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B씨가 일관되게 A씨의 범행에 대해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A씨는 정신과 치료 등의 전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영아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1차 구두소견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정밀 부검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인이 밝혀질 전망이다.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오려면 약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