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 in peace, Dr. Joo (KOR)

2023. 6. 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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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엔 그가 예수이자 부처, 진짜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 분,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재 중 인재, 환자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긴 분, 대체불가 인재. 지난 16일 불의의 사고로 별세한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혈관흉부외과 교수 앞에 놓인 말들이다.

의사는 많은데 의사가 없어서 환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빈번해지고, 최우수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지만 생명과 직결된 분야의 의사 충원은 어려워진 현실이 애도 물결에도 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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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grateful for the greatness he shared in this life and wish him eternal peace across the river.

“To me, he was Jesus and the Buddha. He showed what a real doctor should be. Great and excellent cannot fully describe his talent. He was someone who truly cared about the sufferings of patients. He is irreplaceable…” This is some of the memories shared by his colleagues, junior doctors, patients and their families after the sudden death of Joo Seok-joong, a cardiac surgeon at Seoul Asan Medical Center.

Joo died on June 16 near the hospital from a car accident. He was on his way to his home nearby the hospital after an urgent surgery. He had also finished an emergency surgery until dawn on the previous day. Treating patients for 30 years, Joo is unrivalled in fixing issues with the aorta, the largest artery in the body. He saved many lives that other doctors had given up on.

It is not just his skills that earned him his reputation. He lived near the hospital so that he could come immediately for an emergency call. He even practiced using chopsticks with his left hand to better use it at the operation table. Although he had to live with fatigue and tension, he gained strength when patients’ conditions improved. He was a doctor who had skills, passion, and compassion.

In one poignant moment, citizens who had not known him joined the parade of mourning and respect. His funeral room was flooded with visitors. His loss comes amid a dire shortage of doctors causing patients deaths despite the flood of elite students in medical schools.

Cardiology is a field shunned by young doctors. The withdrawal by doctors-in-training is at a peak of 15 percent. Young would-be doctors turn away from the department as it is a life-and-death emergency and requires lengthy and complicate surgeries. It is the most-shunned field along with obstetrics-gynecology and pediatrics in Korea.

At his memorial address, his colleague hoped Joo would rest peacefully in heaven without waking up in the middle of night for an emergency call. It shows how selflessly he led his life. In the hospital’s journal eight year ago, he wrote that all his hardship was washed away after a patient miraculously recovered.

“Even without a personal life, I am thankful for my life. I like to tell my juniors seeking an answer for the uncertain future. Do what you really want.” Doctors, doctors-in-training, and all young people studying to be doctors must remember these words. We are grateful for the greatness he shared in this life and wish him eternal peace across the river.

'훌륭한 의사 주석중'을 떠나보내며

실력·열정·인품 두루 갖춘 심장 명의 사고로 별세힘든 분야 기피 의료 현실이 애도 물결에도 투영

내 눈엔 그가 예수이자 부처, 진짜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 분,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재 중 인재, 환자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긴 분, 대체불가 인재…. 지난 16일 불의의 사고로 별세한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혈관흉부외과 교수 앞에 놓인 말들이다. 동료·후배 의료인, 환자와 가족이 비통한 심정으로 갑작스러운 그의 타계를 애도했다.

고인은 지난 16일 아산병원 인근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밤샘 응급 수술을 마치고 잠시 병원에서 눈을 붙인 뒤 입원 환자들을 돌아보고 집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응급 수술은 그 전날 새벽에도 있었고, 그날 오후 병원 회의와 연구 모임 일정이 잡혀 있었다. 그는 30년간 환자의 심장을 고쳤다. 파열된 대동맥을 봉합하는 데 독보적이었다. 다른 의사가 포기한 환자의 생명을 무수히 구했다. 그가 없었으면 목숨을 부지할 수 없었다는 환자와 그들의 가족 증언이 쏟아졌다.

의술만 뛰어난 게 아니었다. 고인은 365일 24시간 응급 수술에 임할 수 있도록 병원 근처에서 살았다. 수술에 왼손을 더 잘 쓸 수 있게 하겠다며 왼손으로 젓가락을 쥐었다. 환자들에게 늘 밝은 표정으로 친절하게 말해 ‘주님’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피곤과 긴장 속에 살았지만 “환자 상태가 좋아지니 힘이 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생의 마지막 날도 건강을 걱정하는 가족에게 이 말을 했다고 한다. 실력·열정·인품을 두루 갖춘 의사였다.

사고 소식과 더불어 주변인들이 애통한 마음으로 남긴 말들이 전해지자 그를 모르는 일반 시민도 존경의 뜻을 표했다. 각계에서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의사는 많은데 의사가 없어서 환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빈번해지고, 최우수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지만 생명과 직결된 분야의 의사 충원은 어려워진 현실이 애도 물결에도 투영됐다. 고인이 몸담았던 흉부외과는 은퇴 의사보다 신규 의사가 적은 대표적 분야다. 전공의 중도 이탈률(약 15%)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생명이 촌각에 달린 응급 상황과 장시간의 고난도 수술이 많아 젊은 의사들이 외면한다.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와 더불어 3대 기피 분야다.

어제 치러진 영결식에서 동료 의사가 “하늘에서는 응급 콜에 밤에 깨는 일 없이 편안하길 바란다”는 추도사를 읽었다. 고인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정작 그는 8년 전 병원 소식지에 이런 글을 남겼다. ‘환자가 극적으로 회복될 때 힘들었던 모든 일을 잊는다. 비록 개인사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지금의 삶이 늘 고맙다. 불확실한 미래에 정답을 찾는 후배들에게 바란다.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의대생, 수련의, 의사 지망 청년이 고인의 이런 뜻을 새겨보기 바란다.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남기고 떠난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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