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미 FTC로부터 또 소송 당했다. “기만적 유료 가입 유도·취소는 복잡”

"무료 배송 서비스 '프라임'은 눈속임 상술"
다른 개인정보보호 위반 2건엔 과징금 납부

아마존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프라임'의 배송 차량이 정차돼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눈속임 상술을 사용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또다시 소송을 당했다고 미 CNN방송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FTC는 이날 아마존을 상대로 "FTC법과 ‘온라인 신뢰회복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고객들을 속여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취소 절차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사유에서다. 아마존 프라임은 연간 139달러를 내면 아마존 사이트에서 어떤 물품을 구매하든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에서 2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FTC는 아마존이 소비자들의 프라임 가입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크패턴’(눈속임 상술) 인터페이스를 이용했다고 봤다. CNN은 “특정 선택을 하도록 기만적 수법을 사용해 동의를 구하지 않고 가입을 유도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프라임이 없으면 사이트에서의 물품 구매를 어렵도록 했고, 클릭 한두 번으로 유료 회원 가입이 가능한 데 반해 이를 취소할 땐 소비자가 4개 페이지, 6번의 클릭, 15가지 옵션 등 복잡한 절차를 검토해야만 하도록 만들었다는 식이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성명에서 “아마존은 이용자를 기만해 동의 없는 프라임 가입으로 좌절하게 했고,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며 반발했다. 이날 낸 성명에서 아마존은 “프라임은 명확히 간단한 절차로 소비자가 가입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FTC가 사전 통지 없이 우리 회사와 논의하던 중 결과를 발표한 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FTC가 아마존에 소송을 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FTC는 아마존이 2018년 인수한 스마트홈업체 '링'이 이용자 사생활 보호를 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걸었다. 또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가 스피커로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 정보를 부모 동의 없이 수집했다는 이유를 들어 법무부가 FTC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다. 지난달 아마존은 이들 두 건의 개인정보보호 위반 소송과 관련해 3000만 달러(약 388억 원) 이상의 과징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