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대사' 된 모평…평가원, 다음 달 '9월 모평' 출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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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공교육 밖 출제 배제'를 지시한 가운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조만간 9월 모의평가 출제 작업에 착수한다.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면서 변별력을 갖춰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데다, 원장 사임과 교육부의 감사 예고로 평가원이 뒤숭숭한 상황에서 출제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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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공교육 밖 출제 배제'를 지시한 가운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조만간 9월 모의평가 출제 작업에 착수한다.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면서 변별력을 갖춰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데다, 원장 사임과 교육부의 감사 예고로 평가원이 뒤숭숭한 상황에서 출제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평가원에 따르면 평가원은 최근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총 500여명 선임을 완료하고 9월 6일 예정된 모의평가 출제 작업을 다음 달 중으로 시작한다.
수능과 마찬가지로 모의평가 출제·검토 위원은 평가원이 미리 확보한 현직 교수·교사 인력풀에서 추첨·선발돼 선임된다.
위원들은 모처에서 합숙하며 모의평가 문제를 만들고 출제 오류를 검토한다. 40일가량인 수능보다 합숙 기간은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숙이 시작되면 출제·검토위원들은 외출하거나 통신기기를 사용할 수 없어 외부와 단절된다.
인터넷도 출제에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보안요원 감시 아래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외부 접촉 없이 '감금 생활'을 해야 하는 데다 창의적이고 변별력 있는 문제 출제에 대한 압박감, 작은 오류도 허용해선 안 된다는 부담감이 더해져 출제·검토위원들의 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기존 모의평가 출제·검토 위원은 수능보다 합숙 기간이 짧고 시험의 중요도도 상대적으로 낮아 스트레스는 덜한 것으로 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의평가가 '국가적 대사'로 부상하면서 위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수능 때보다도 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수능 킬러 문항 출제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하고 불공정한 행태로 규정하고 당장 9월 모평부터 킬러 문항 배제를 지시하면서다.
교육부는 윤 대통령의 이러한 '공정 수능' 방향을 평가원이 지난 6월 모의평가 출제에서 제대로 지켰는지 살펴보겠다며 평가원에 대한 감사 방침을 밝혔다.
감사 소식이 알려지자 이규민 평가원장은 지난 19일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했다.
평가원으로선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수장 공백 상태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킬러 문항 없이, 물수능 논란에도 휩싸이지 않는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고난도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쉽지 않은 길이라는 평이 나온다.
시험의 난이도 결정에는 출제 당국은 물론 수험생 집단이라는 변수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평가원이 킬러 문항을 줄여 '준킬러 문항'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난이도 조절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푸는 수험생 집단의 학력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할 경우 까다로운 시험이 되거나 지나치게 쉬운 시험이 될 수 있어서다.
수능, 모의평가와 같은 대규모 일제고사의 난이도 조절이 '신의 영역'이라고 통할 정도로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킬러 문항 출제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수능 문제 퀄리티(질)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라며 "킬러 문제 없이 변별력을 주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 우려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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