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역전세’로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 차액 24조2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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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주택시장 관련 주요 금융안정 리스크를 점검한 결과, 전세 가격이 하락하면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전세 임대 가구의 보증금 반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이들이 보유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차입을 거치는 경우 보증금 차액(현 보증금-하락 후 보증금)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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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전세 임대 가구의 보증금 반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이들이 보유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차입을 거치는 경우 보증금 차액(현 보증금-하락 후 보증금)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점검했다. 그 결과, 임대 가구 대다수가 보유 금융자산과 추가 차입 등을 거치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차입 후에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구 비중은 4.1~7.6%로 추정됐다. 이 비율을 전세 임대 가구 수(116.7만가구)에 대입하면 4만8000~8만9000가구가 나온다.
또한 임대 가구가 연내 세입자에게 줘야 할 보증금 차액 규모는 24조2000억원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중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세보증금 전체 규모(288.8조원)의 약 8.4%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보증금 미반환 위험에 직면한 전세 세입자 보호 방안 마련 등 대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택 매매 시장의 경우, 지난 2021년 하반기 이후 주택 가격이 조정되면서 가계 평균 순자산은 5000억원 감소(3월 말 기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 가구 비중도 2.7%에서 5.0%로 확대됐다.
주택 경기 부진으로 미분양 주택은 4월 말 기준 7만1000가구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 등 비수도권의 미분양 주택 증가가 심각했으며 민간 아파트의 초기 분양률도 크게 하락했다.
미분양 주택 증가로 주택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19%, 1.25%로 2021년 이후 오르고 있으나 여전히 과거 부실 사태 당시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주택 시장 부진이 지난 3월 이후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집값이 10% 추가 하락하고 미분양이 크게 확대될 경우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일어나 금융기관의 자본비율을 다소 하락시킬 것이라고 추산했다. 다만 모든 업권에서 규제 수준은 만족한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향후 주택시장 부진 장기화로 부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실수요자 위주의 규제 완화, 분양가 조정 등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급증한 미분양주택이 향후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을 저하시킬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짧은 시일 내 주택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다면 임대인의 전세 보증금 반환 부담 증대, 미분양 물량 증가, 부동산 PF 부실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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