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롭게 했던 무상증자가 독 됐다… 스튜디오산타, 유상증자 사실상 실패
신주 상장 앞두고 투자자들 원금 손실 우려 커져
최근 스튜디오산타클로스에 대해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청약률이 50%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호기롭게 단행했던 무상증자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지난 14~15일 진행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51.42%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유상증자 주관을 맡은 유진투자증권이 잔액 인수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실권주 및 단수주는 미발행 처리될 예정이다. 즉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당초 계획했던 자금의 절반만 조달하게 됐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67억1124만9000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계획했던 공모 수량은 6500만주, 공모 금액은 325억원이었으나 기대치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유증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높은 공모가격을 꼽았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유증이 진행될 당시 주가가 600원 선이었다. 그러나 증자 가격이 500원으로 결정되면서 투자자들은 손실 우려 때문에 섣불리 유증에 참여할 수 없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1주당 0.999주를 배정하는 유증을 진행했다. 한순간에 시가총액이 2배로 불어나는 증자다 보니 기존 주주들은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통상 유증 투자자들은 현 주가와 유증 가격이 40% 이상은 차이나야 안심하고 청약에 나선다. 현재 발행주식 총수와 똑같은 물량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 보니 기존 주주들은 청약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무상증자를 진행한 것이 오히려 유상증자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500% 비율의 무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액면가 미만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 제한돼 있다. 예외적으로 액면가 미만으로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회사 설립 후 2년이 지나야 하고 주주총회 결의와 법원의 인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즉 스튜디오산타는 주당 500원에 유증을 진행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만약 지난해 말 무상증자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현재 주가는 3000원을 웃돌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랬다면 유상증자 발행 가격과 현재 주가 간 차이가 지금보다는 컸을 것이고, 유상증자 청약도 흥행에 성공했을 수 있다.
한 소액주주는 “지난해 12월 무상증자를 통해 회사에 돈이 많다는 인식을 줘서 주가를 올려놓고 몇 개월도 안 돼서 유상증자를 발표했다”면서 “뭐 하는 상황인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무상증자는 현금 여력이 많은 기업이 진행한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는 현금이 드는 것은 아니나, 투자자들 인식이 그렇다. 하지만 스튜디오산타는 현금 조달 능력이 약한 편이고, 실제 올해 들어 재무 악화와 잇따른 유·무상증자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으며 주가가 6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말 14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현재 500원대 후반으로 동전주가 됐다. 지난 1월 19일 이후 주가는 1000원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4월 초에는 400원 초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사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아 감사의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도 큰 편이다.
유상증자의 목적도 회사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스튜디오산타는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된 자금을 빚 갚는 데에 우선 사용할 예정이다. 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상상인저축은행 단기차입금 91억원을 우선 상환하고, 영화 배금비용과 드라마 제작비용, 판권 구입 등에 63억원을 쓴다는 계획이다. 나머지는 리조트 사업을 진행하는 데 사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스튜디오산타는 2005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최근 킬링 로맨스를 비롯해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인 ‘화사한 그녀’, ‘더 디너’, ‘화평반점’, ‘투 하트’ 등의 부가 판권을 획득했다. 지난해까지는 중소 외화에 주력했으나 올해는 한국 영화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실적이 좋지 좋다. 지난해 말 29억6884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63억9149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스튜디오산타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목표 금액을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향후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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