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판정’에 “정부, 박근혜·이재용에 구상권 청구하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에서 한국 정부가 약 1300억원을 물어줘야 한다는 판정 결과가 공개되자, 소송의 계기가 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책임자들에게 정부가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8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구성된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2억1650만 달러(약 2857억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지만 정부는 관계자들의 이름을 모두 지운 채 판정문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에서 한국 정부가 약 1300억원을 물어줘야 한다는 판정 결과가 공개되자, 소송의 계기가 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책임자들에게 정부가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2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해 사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판정문에 드러난 해당 집단과 박근혜·이재용씨에게 구상권 행사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가가 먼저 1300억원을 엘리엇에 물어준 뒤 이들에게 ‘배상액을 달라’고 청구하라는 뜻이다. 송 변호사는 “정확히, 누구의 어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행위로 세금 1300억원을 엘리엇에게 지급해야 하는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라며 “론스타 판정문에서 핵심 행위자의 개인 실명을 지우고 판정문을 공개한 잘못을 반복하지 말고, 핵심 행위자를 정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구성된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2억1650만 달러(약 2857억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지만 정부는 관계자들의 이름을 모두 지운 채 판정문을 공개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을 받아 삼성물산 합병에 개입한 사실이 ‘국정농단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는 지난 2019년 8월 대법원 판결로 확정됐다. 당시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이 회장의 뇌물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또한 청와대 지시로 국민연금을 압박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해서도 지난해 4월 실형이 확정됐다.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상설중재재판소(PCA)에 당사자 합의로 구성된 중재판정부의 결정을 사실상 뒤집기 어려운 상황도 구상권 청구 주장을 뒷받침한다.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는 재판과 달리 상소제도가 없어 1심 판정으로 확정된다. 판정 취소 소송을 별도로 제기할 수 있지만 앞선 중재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야 하는 등 조건이 매우 제한적이다.
앞서 지난 2018년 한국 정부는 이란 다야니 일가가 제기한 투자자-국가 분쟁 사건에서도 ‘다야니에 730억원의 손해배상금 지급 판정’이 나오자 취소 소송을 냈지만 2019년 12월 기각됐다. 송 변호사는 “이란 다야니 800억원, 론스타 3000억원, 엘리엇 1300억원등 총 5000억원 이상을 세금으로 지급해야 하지만 정부는 책임자들에게 구상권 행사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대구경찰청장 TK라 찍었더니”…파면 발언한 ‘엉터리’ 홍준표
- ‘사교육 키우는’ 공교육 강화 방안…시험 확대·성적 줄세우기
- 영아 2명 살해 뒤 냉장고 보관해온 30대 엄마 구속영장
- ‘유배의 섬’ 흑산도는 흥한 교역지였다…고려 절터 구덩이 팠더니
- ‘성매수자’ 460만명 정보가 앱 하나에…월 3억 번 일당 검거
- 술 살 땐 20살, 소개할 땐 19살?…‘만 나이’ 적용도 예외 있어요
- 1살 고문해도 안 죽어서 더 괴롭혔다…“학대 영상 650만원”
- 노동자 양회동 분신 50일…파탄 난 노정관계 “더 극단 구도” 전망
- 수능 비문학은 어쩌다 킬러가 됐나 [유레카]
- 30분 간격 ‘쿵 쿵 쿵’…타이타닉 잠수정 추정 구조신호 포착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