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조6700억 들여 ‘글로벌 유니콘 기업’ 50개 키운다

김주영 2023. 6. 2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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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창업정책 2030’ 발표
2030년까지… ‘세계 5위 창업도시’ 목표
성수에 세계 최대 규모 ‘창업허브’ 건립
1000억원 펀드 조성, 직접 투자도 추진
해외 ‘창업거점’도 20곳으로 대폭 확대
민·관 투자 네트워크 ‘테헤란포럼’ 운영
구인난 스타트업에 1만명 취업 연결도
수서는 로봇, 홍릉은 바이오 산업 강화

오는 2030년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세계 최대 규모의 창업지원시설이 들어선다. 강남구 수서동엔 로봇 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클러스터가, 구로구 고척동엔 제조업 창업허브가 조성된다. ‘서울형 공유오피스’ 확충 등으로 창업지원 공간을 배 이상 넓히고 입주 기업도 3배 가량 늘린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글로벌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50개 키워내는 등 ‘세계 5위 창업도시’란 목표에 한발 더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창업정책 2030’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8646억원, 2030년까지 총 1조6717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종합계획은 오 시장 1기 때인 2009년 시작한 ‘2030 청년창업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시는 이 프로젝트의 효과가 분명했지만, 최근 몇 년 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와 투자 혹한기 도래로 상당수 혁신 스타트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투자와 전폭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계획은 4대 핵심과제(글로벌 창업도시 브랜드 구축, 성장단계별 스타트업 스케일업, 4대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 첨단 제조기반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중점으로 추진된다.
시는 우선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로 조성될 성수 삼표레미콘 부지 옆 서울숲 주차장 부지에 스타트업 1000개가 입주할 수 있는 10만㎡ 규모의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를 건립할 예정이다. 프랑스 파리의 ‘스타시옹 에프’(3만㎡)나 싱가포르의 ‘JTC 론치패드’(6만㎡)처럼 초기 단계 스타트업부터 예비유니콘까지 입주하고, 입주기업을 위한 1000억원 전용 펀드를 조성해 직접 투자도 할 방침이다. 관 주도가 아닌, 스타트업 육성에 전문성을 갖춘 민간기관이나 기업들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직접 선발·육성·투자하는 ‘민간책임제’로 운영할 생각이다.

오 시장은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는) 건물 디자인도, 운영전략도, 입주한 기업도 모두 혁신의 아이콘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면서 “(성수 삼표레미콘 부지에 만들어질)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에 들어올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우리 스타트업들이 자유롭게 협업하고 녹지까지 갖춘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같은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인 ‘트라이 에브리싱(Try Everything)’을 핀란드의 ‘슬러시(SLUSH)’ 같은 글로벌 최대 투자 축제이자, 세계 각국의 유망 스타트업 2000개, 참가자 10만명이 함께하는 축제로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시는 또 유망 스타트업을 포함한 700개 기업을 선발해 신기술, 서비스 실증, 투자, 마케팅은 물론 해외 진출까지 지원한다.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해외 창업거점도 확대한다. 현재 베트남(호찌민), 인도(벵갈루루)에 있는 창업거점을 올해 스페인(10월)과 싱가포르(11월)에 이어 미주, 유럽, 중동 등 20곳으로 늘린다. 전국 투자자의 84%가 집중된 강남구 테헤란밸리엔 민간·공공 투자 네트워크인 가칭 ‘테헤란포럼’을 출범해 내년부터 운영한다.

스타트업 현장의 ‘구인난’ 해소에도 나선다. 오는 2025년까지 25개 전 자치구에 조성될 청년취업사관학교를 기반으로 개발 인재를 연간 1500명씩 스타트업 현장과 연결해 2030년까지 1만명이 취업하도록 돕는다. 캠퍼스타운(대학)을 초기창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키운다는 계획도 담겼다. 패션, 리빙(생활) 분야 예비·초기창업자를 위한 일명 ‘창세권’도 구축한다. 기부채납 시설을 활용해 마포구 동교동·아현동, 동작구 흑석동, 양천구 신정동, 동대문구 장안동, 용산구 한강로동, 은평구 녹번동 등 7곳에 4만6600㎡ 규모의 공유오피스를 조성해 최대 700곳을 공급한다.

4대 미래산업인 로봇, 핀테크(금융·디지털기술의 결합), 바이오, 인공지능(AI) 분야 스타트업 육성 전략도 마련했다. 로봇 분야는 2026년까지 성장펀드 2000억원을 조성해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시립노인요양센터, 시립병원 등에 돌봄로봇을 시범 도입한다. 수서 일대엔 ‘서울 로봇테크센터’를 중심으로 로봇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핀테크 분야는 서울핀테크랩(여의도)과 제2핀테크랩(마포)을 통합, 2030년부터 170개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키워낸다.

바이오 분야의 경우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 내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 협력동(오는 11월)과 R&D지원센터(2025년 2월), 첨단의료기기개발센터(2027년 2월)를 차례로 개관한다. AI 분야는 인재와 기업, 연구기관을 위한 문화·주거공간 등을 갖춘 ‘AI 서울 테크시티’를 2028년까지 서초구 양재동 양곡도매시장 부지에 20만㎡ 규모로 만든다.

시는 아울러 반도체, 항공, 전기차 등 제조업과 신산업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제조업인 첨단제조업 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2027년까지 고척 서울남부교도소 이적지에 1만7652㎡ 규모의 ‘서울제조창업허브’를 구축한다. 전문 엔지니어가 상주하며 아이디어 발굴과 설계, 디자인, 시제품 제작, 초도양산까지 창업의 전 주기를 지원한다. 수출 확대를 위한 ‘첨단 제조제품 현지화 지원센터’도 내년에 문을 연다. 내년부터 6000억원 규모의 첨단제조 펀드를 조성해 기업당 최대 200억원을 투자한다. 2030년까지 610억원을 투입해 유니콘 10개를 키울 생각이다.

오 시장은 “창업정책은 산업정책인 동시에 일자리정책이고, 서울의 미래 먹거리 육성 전략이기도 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계획을) ‘서울의 미래를 바꿀 청년정책’으로 부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2030은 창업정책의 목표연도인 동시에 청년세대를 상징하는 숫자다. 앞으로 훌륭한 청년 인재들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창업에 도전하길 바란다”며 “서울이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각인될 수 있도록 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고 역설했다.

김주영·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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