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6 "뉴비에게도, 찐팬에게도 그저 갓겜"

홍수민 기자, 윤선아 객원기자 2023. 6. 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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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과 서사, 난이도 조절 세 마리 토끼 모두 잡은 시리즈 부활의 신호탄
- SIEK에서 별도의 게임 코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으로 정식 버전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스퀘어에닉스 신작 '파이널판타지16'이 드디어 22일 0시 정식 출시된다. 체험판과 스페셜 방송으로 한껏 기대감이 상승한 덕에 많은 이들이 출시일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파이널판타지16은 중세 유럽풍 판타지로 마더 크리스털의 가호를 받는 발리스제아를 배경으로 한다. 발리스제아는 바람의 대륙과 재의 대륙으로 나뉘어 있으며, 에테르가 고갈된 대지 '흑의 일대' 침식으로 인해 평화롭던 대륙은 전란에 휩싸인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일본의 국민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시리즈 중 명작이라 손꼽히는 7과 10, 온라인 게임으로 현재 서비스 중인 14와 시리즈 최신작 15의 인지도가 높다. 특히 7은 2년 전 리메이크 버전이 발매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리즈 게임의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기존 게임을 잘 몰라도 재미있을까"라는 고민을 늘 한다. 아무래도 팬층이 두터운 오랜 시리즈라면 더욱 그렇다. 한두 개 정도라면 모를까, 쌓인 시리즈와 명성 자체가 뉴비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파이널판타지는 시리즈마다 계승되지 않는 개별적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특유의 명칭이나 개념 등은 그대로다. 그렇다면 여러 가지 지식을 모르는 깨끗한 뇌여도 파이널판타지16은 재미있을까? 반대로 역대 시리즈 팬 입장에서 본 파이널판타지16은 어떤 게임일까?

온라인 게임인 파이널판타지14 외에는 파이널판타지의 ㅍ자도 몰랐던 뉴비 기자와, 콘솔과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파이널판타지 전 시리즈를 플레이한 찐팬 기자가 파이널판타지16을 함께 즐겨봤다.

 

장르: 액션 RPG



출시일: 6월 22일



개발사: 스퀘어에닉스



플랫폼: PS5



■ 뉴비 "시리즈 몰라도 갓겜"

- 전투와 시네마틱의 자연스러운 연계가 돋보인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몰라도 플레이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래픽과 연출은 두말 할 나위 없이 환상적이다. 특히 게임 플레이와 시네마틱 영상의 연계가 굉장히 자연스럽다. 이동 중 시네마틱 영상으로 매끄럽게 전환되면서 몰입이 깨지지 않는다. 회피와 공격 키를 활용한 전투 중 연출은 그야말로 백미다.

스포일러가 될 지 몰라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소환수로 나타난 도미넌트 간 전투 파트를 매우 즐겁게 플레이했다. 파이널판타지14 플레이 경험이 있다면 익숙한 기술명을 보고 '이런 식으로 구현됐구나'며 감탄했을 것이다.

게임 내의 동작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며 프레임 드랍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로딩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인상적인 건 전투 중 이펙트와 사운드였는데, 적절한 듀얼 센스 진동까지 더해져 짜릿한 타격감을 선사했다. 개발진은 "게임을 못 하는 사람이라도 동일한 플레이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언급했다.

게임 플레이 중 시네마틱 영상 분량이 많은 편이라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정확히는 실제 플레이 타임이 적다기보단 시네마틱 영상을 풍성하게 제공한다에 가깝다. 1회차 플레이에도 영상 스킵을 지원하지만 스토리와 내러티브가 이 게임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되도록 스킵하지 않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스토리는 스포일러가 되니까 크게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데모 버전을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매콤하고 쌉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떡밥이 쉴 새 없이 뿌려지며 클라이막스로 치닫지만, 간간이 숨 돌릴 개그 타이밍도 제공한다. 

- 고유 액션 피닉스 시프트로 접근한 뒤 라이징 플레임으로 공격하는 모습

전투는 기본적으로 검술과 마법을 조합해 싸우는 방식이다. 여기에 소환수 액션이 더해진다. 소환수마다 고유 액션과 어빌리티가 있다. 특히 적에게 빠르게 접근하는 피닉스, 상대를 끌어오거나 공중으로 떠오를 수 있는 가루다, 가드가 가능한 타이탄 등 소환수 고유 액션은 쿨타임이 없어 전투 시 자주 활용하게 된다.

어빌리티 포인트로는 검술, 마법, 소환수 액션, 리미트 브레이크를 강화할 수 있다. 기본 공격 외에도 커맨드 입력에 따라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며, 소환수 어빌리티 중에서는 '궁극기'라고 불릴 법한 시그니처 액션도 있다. 어빌리티를 자신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확연하게 바뀐다. 흡사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를 연상시켰다.

파이널판타지16은 스토리 포커스 모드와 액션 포커스 모드를 지원한다. 전투에 신경쓰지 않고 스토리 중심으로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스토리 포커스 모드로 플레이하면 된다. 문제는 그렇게까지 쉽게 플레이하고 싶지는 않지만, 소울라이크 급 어려움은 원하지 않는 유저들이다.

이러한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 게임은 적보다는 플레이어의 조작에 집중했다. 적의 강함은 그대로 두되 오토 도지, 오토 어택, 오토 슬로 등 플레이어의 조작을 도와 쉽게 클리어하는 방식이다. 전투에 익숙해진다면 하나씩 오토 악세서리를 제거하며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다. 

물론 고인물 유저를 위해 '강해져서 뉴 게임' 파이널판타지모드도 존재한다. 1회차 엔딩 이후 해금되는 2회차 하드코어 모드다. 레벨 상한이 100으로 확장되며, 1회차에서 고유 어빌리티와 아이템이 이전된다. 물론 적도 더욱 강하고 다채로운 공격 패턴을 구사한다.

- 도미넌트 디자인도 정말 잘 뽑혔다

총평하자면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 아무런 관심과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도 파이널판타지16은 한 번쯤 꼭 해 볼만한 게임이다. 액션 게임 마니아라면 물론이고, 콘솔 초심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콘솔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에게 액션성이 강조되는 게임은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만든다. 기자 또한 컨트롤 실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라 걱정이 많았다. 그렇다고 스토리 포커스로 난이도를 낮추자니 자존심이 상했다.

플레이해 본 결과 파이널판타지16은 '못 하는 사람은 못 하는 사람 나름 액션과 타격감을 즐길 수 있는' 친절한 게임이었다. 하드 게이머와 라이트 게이머를 모두 만족시키기는 굉장히 어려운데 이 과제를 훌륭하게 달성해냈다. 플레이스테이션5가 집에 있다면 적극 구매를 추천한다.

 

■ 찐팬 "침체기였던 시리즈 부활 확신"

- 사연 많은 처연한 미남은 언제나 옳다

체험판 버전에도 느껴지는 초반 스토리가 충격 그 자체였다. 시리즈 첫 19금 등급으로, 폭력성과 섹슈얼한 연출도 준수하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내용도 있지만 스토리와 연출이 전반적으로 물 흐르듯 이어진다. 왕좌의 게임과 같은 19금 판타지 드라마를 직관하는 느낌이다.

플레이 이전 캐릭터 메이킹을 담당하던 노무라 테츠야가 관여하지 않은 시리즈여서 걱정이 많았다. 기우였다. 캐릭터 서사를 이해하기 좋게 배치하고 영화같은 연출과 그래픽을 잘 활용했다. 클라이브를 비롯해 조슈아, 질, 시드, 바르나바스 등 주역 캐릭터들에 생동감이 넘친다.

서브 콘텐츠 볼륨도 만족스럽다. 서브 퀘스트는 몬스터 퇴치가 주요한 콘텐츠지만 마을 부흥이나 캐릭터 각각의 이야기를 충실히 담고 있다. + 표시 서브 퀘스트는 꼭 하길 추천한다. 초코보 얻기, 아이템 소지량, 아이템 효과 상승, 대장간 업그레이드 등 게임 진행의 필수 요소를 보상으로 준다.

리스키 몬스터라는 강적 토벌 시스템, 지정 소환수 어빌리티, 물약 금지 등 다양한 조건을 전제로 하는 석탑 콘텐츠도 나쁘지 않았다. 리스키 몬스터에서 드롭되는 재료로 특수 장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집하는 재미도 있었다.

- 오토 슬로를 활용하면 전투 난이도가 확실히 낮아진다

전투 시스템은 액션 게임을 잘 못하는 유저에게도 도전 욕구와 성취감을 불러 일으켰다. 보스는 회피나 가드 타이밍에 주의하며 안 맞고 딜을 넣기 위해 적절한 어빌리티를 연구하게 된다. S급 리스키 몬스터는 내 레벨보다 10 이상 높아 아슬아슬하게 컨트롤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소환수 액션을 사용하는 맛이 쏠쏠했다. 윌 게이지가 반 이하로 떨어진 적에게 가루다 임브레이스를 적중시켜 프리딜 타이밍을 만들고, 타이탄의 레이징 피스트로 가드 연출에 맞춰 내리 꽂는 등 상대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메인 퀘스트 보스와 전투 시 이벤트 연출은 다른 게임의 반복적인 그것과는 색다른 맛이 있었다. 소환수인 채로 이뤄지는 배틀은 그야말로 웅장했다. 키 조작은 단순해지지만 본체로 습득한 어빌리티가 반영되기에 단조로운 느낌은 없다.

액션 게임에는 자신이 없어 처음에는 오토 슬로를 장착하고 플레이했는데 그래도 재미있었다. 개발진이 "초심자에게는 오토 슬로를 추천한다"고 했던 이유가 있었다. 게임에 자신이 붙은 뒤에는 해제하고, S급 리스키 몬스터와 전투할 때만 사용했다. 

토르갈이 귀엽고 듬직한 것을 넘어 생각보다 전투에서 활약하는 것은 놀라웠다. 전투하기 바빠 토르갈까지 컨트롤 할 자신은 없어 오토 토르갈 악세서리를 사용했다. 다수전에서 어그로를 분산시켜 린치를 방지하니 매우 편리했다. 

- 마더 크리스탈을 00하는 것은 시리즈 전통인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세계관이 연결되지 않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고유한 특징이 있다. 어빌리티 시스템, 파이가부터 파이쟈까지 이어지는 마법 구조, 몬스터, 용기사의 시그니처 포즈 및 기술 등이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특유의 감성을 잘 녹여냈다. 특히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시드는 16에서도 주역으로 활약한다. 기공사, 함장 등 고유의 캐릭터성도 잘 표현했다.

최근 발매된 12부터 15까지 시리즈들은 변혁에 초점을 둔 것인지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미흡하다 느꼈다. 대부분 초반의 흥미로운 컨셉이나 내러티브를 끝까지 끌고 가지 못했다. 심지어 엔딩도 보지 못하고 하차하는 시리즈도 있었다. 

일본의 '국민게임'인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다시 세우겠다는 개발진의 의지가 느껴졌다. 기존 시리즈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보인다.

파이널판타지16은 점차 침체되던 시리즈 부활을 염원하던 팬들에게 분명 좋은 인상을 줄 것이다. 아직 엔딩을 보지 못했는데, 전설의 엔딩이라 생각되는 10의 깊은 여운을 16도 줄 수 있을지 기대 중이다.

장점

1. 준수한 그래픽과 훌륭한 연출



2. 이해하기 쉽고 몰입감 넘치는 서사



3. 입문자도 고인물도 즐길 수 있는 고퀄리티 액션



단점

1. 전투 시 어지러워지는 시점, 카메라 워크



2. 다소 복잡한 구조의 은신처



3. 적 타겟 지정과 변경이 어려움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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