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방중 등 미·중 해빙 와중에…바이든, 시진핑 겨냥 “독재자” 지칭
행사서 정찰풍선 격추 언급
중국 “정치적 존엄에 도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공개석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dictator)로 지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대면 회담 기대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미국 영공에 진입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했을 때 시 주석이 매우 언짢았던 까닭은 그것이 거기 있는 사실을 그가 몰랐기 때문”이라며 “무엇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것은 독재자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풍선)은 거기로 가선 안 되는 것이었다”면서 “그것은 (바람에) 날려 경로를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콕 집어 ‘독재자’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시 주석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독재자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사실상 시 주석을 독재자에 빗댄 것이다. AFP통신은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독재자들과 동일시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면담한 이튿날 나온 것이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해빙모드로 접어들면서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한껏 높아진 상황이었다.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미·중 정상회담 개최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던 참이었다.
영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ABC방송에서 수개월 내에 미·중 대면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수주, 수개월 내에 더 많은 고위급 접촉과 관여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정상 간 관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정상들이 직접 접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발언에 대해 “매우 터무니없고 무책임하며, 기본적인 사실과 외교적 예의에 엄중하게 위배되며, 중국의 정치적 존엄을 엄중하게 침범한 것으로, 공개적인 정치적 도발”이라고 규정한 뒤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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