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차남, 탈세·총기 소지 혐의 인정 ‘기소’…미 법무부와 ‘처벌 완화’ 합의
공화당 “트럼프와 다른 잣대”
바이든 재선 악재 털기 분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사진)이 탈세와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기소됐다. 헌터는 징역형을 피하기 위해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처벌 수위를 낮추기로 법무부와 합의했다. 기업 비리 의혹으로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헌터의 기소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법무부가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0일(현지시간) 헌터가 연방 소득세를 고의적으로 납부하지 않는 등 두 건의 탈세 혐의와 마약 중독자로서 금지된 총기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헌터는 2017년과 2018년 150만달러 이상의 소득에 대한 세금 10만달러 이상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헌터 측은 이후 체납된 세금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헌터는 또 마약 중독 상태였던 2018년 10월 열흘 넘게 불법으로 권총을 소지해 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총기 관련 범죄는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통해 헌터가 탈세 혐의를 인정하고 보호관찰 및 약물 재활 절차를 거치는 조건으로 법무부는 총 5년에 걸친 사건 조사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헌터가 혐의를 인정키로 한 것은 2024년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기 전에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정리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법정 다툼이 장기화할 경우 아버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당선 한 달 만인 1972년 12월 교통사고로 아내와 13개월 된 딸을 잃었는데, 함께 타고 있던 3세 헌터는 두개골 골절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젊은 시절에는 아버지의 자랑이었던 형 보 바이든(2015년 사망)의 그늘에 가려 있던 존재였다.
헌터 측 변호인 크리스토퍼 클라크는 성명에서 “헌터는 자신의 삶에서 혼란스럽고 (마약에) 중독됐던 시기에 저지른 실수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생을 재건하려는 아들의 노력을 지지하며, 혐의에 대해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헌터는 아버지의 부통령 재임 시절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임원으로 영입된 과정을 둘러싼 의혹으로 여전히 수사를 받고 있어 ‘헌터 리스크’가 말끔하게 일단락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연방검찰 기소와 비교해 법무부의 ‘이중잣대’를 집중 공격하고 있으며, 헌터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당신이 대통령의 유력한 정적이라면 법무부는 당신을 당장 감옥에 가두려 하지만, 대통령의 아들이라면 달콤한 담합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부패한 바이든 법무부가 헌터 바이든에게 고작 교통법규 위반 티켓을 발부하면서 수백년의 형사책임을 면제했다”며 “우리 시스템이 고장 났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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