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태닉 관광’ 실종 잠수정 수색 중 “쿵쿵” 소리 감지

선명수 기자 2023. 6. 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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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 두절된 탑승자들이 선체 두드리는 소리로 추정
NYT “잠수정 안전문제 경고, 개발단계 때부터 나와”

침몰한 타이태닉호를 보기 위해 심해로 내려갔다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대서양에서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에 대한 수색 작업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21일 실종 장소 인근에서 수중 소음이 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캐나다 국적 해상초계기가 수색 지역에서 수중 소음을 탐지, 발원지 탐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CNN은 미 정부 내부 정보를 인용해 수색대가 수중에서 ‘쿵쿵’ 두드리는 소리를 감지했으며, 이는 잠수정 탑승객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선체를 두드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소리는 30분 간격으로 들렸고, 수색대가 음파탐지기 장비를 추가로 설치한 뒤에도 4시간 가까이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오후 1시(미 동부시) 기준으로 잠수정에는 탑승자 5명이 호흡할 수 있는 공기가 40시간 정도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실종된 관광용 잠수정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가 수년 전 개발단계 때부터 제기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해양학자 등 잠수정 전문가 38명이 심해 잠수정 탐사를 운영하는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에게 2018년 보낸 서한을 입수해 보도했다.

해양기술협회(MTS) 유인잠수정위원회 명의로 발송된 서한은 오션게이트의 잠수정 타이탄 개발 방식을 “만장일치로 우려한다”면서 타이태닉 난파선 관광이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션게이트는 잠수정 타이탄이 위험평가기관의 안전 기준을 충족한 것처럼 홍보했지만, 실제 해당 기관에 평가를 의뢰하지 않았고 업계의 표준 인증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오션게이트에 전문기관 감독하에 시제품을 시험하라고 권고하면서 “추가 비용과 시간이 들 수 있지만, 제3자의 검증 절차가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견해”라고 밝혔다. 윌 코넨 MTS 유인잠수정위원장은 NYT에 “당시 잠수정 업계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채 심해 탐사 잠수정을 건조하려는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면서 “서한을 보낸 뒤 러시 CEO와 통화했지만, 그는 ‘규제가 혁신을 억압한다’고 반발했다”고 전했다.

실제 러시 CEO는 업계의 규제를 관료주의로 규정하고 ‘규제는 혁신의 방해물’이라는 인식을 여러 차례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9년 한 인터뷰에서 “이 모든 규제가 있기 때문에 안전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이 규제 때문에 혁신하거나 성장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션게이트의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서도 평가기관 인증을 받는 데는 몇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시험 운행 전 평가를 모두 외부기관에 맡기는 것은 “빠른 혁신에 대한 혐오”라고 말했다. 러시 CEO는 실종된 잠수정에 탑승한 5명 중 1명이다.

잠수정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는 오션게이트 내부에서도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션게이트 해양운영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로크리지는 2018년 회사와 벌인 소송 당시 잠수정을 제대로 시험하지 않은 것이 “탑승객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비파괴 검사를 하지 않고 잠수정을 심해로 내려보낸다는 회사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런 의견을 경영진에게 밝혔으나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오션게이트는 로크리지를 해고했고, 그는 부당 해고를 주장하며 회사와 법적 다툼을 벌였으나 2018년 소송은 합의로 종결됐다.

공해상에서 운항하는 잠수정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살바토레 메르코글리아노 캠벨대 해양사 교수는 “잠수정은 다른 선박과 달리 공해상에서 운항할 때 규제가 거의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잠수정이 캐나다 선박에 실려 타이태닉 침몰 지점까지 간 뒤 심해로 내려갔기 때문에 특정 국가에 대한 등록이나 다른 선박들에 적용된 규정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자동차 트레일러에 실린 보트와 비슷하다”면서 “경찰이 트레일러가 도로 주행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확인하지만, 그 안에 실린 보트 검사는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타이탄은 미국 해역에서 운항하지 않기 때문에 1993년 제정된 여객선안전법 역시 적용받지 않았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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