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학생 전수 평가 폐지’ 이후 기초학력 미달생 계속 증가

김태주 기자 2023. 6. 2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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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기초 학력 수준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학생 부담을 줄여준다는 명목으로 학업 성취도 평가를 일부만 하고, 획일적 평등 교육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코로나 기간도 겹쳤다.

그래픽=김현국

21일 교육부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11월 치러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 결과, 중학교 3학년은 국어 과목에서 기초 학력 미달 학생들이 11.3%였다. 전년도(6%)보다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고, 2017년(2.6%)에 비해선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 수학은 2017년 7.1%에서 올해 13.2%로, 같은 기간 영어는 3.2%에서 8.8%로 증가했다. 고2 역시 국어 과목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이 2017년 5%에서 지난해 8%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학은 9.9%에서 15%로, 영어는 4.1%에서 9.3%로 늘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 학업 성취도 평가 대상을 ‘전수’에서 ‘3% 표집(표본 추출)’으로 축소한 이후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담당 과장은 “앞으로 평가를 확대해 기초 학력은 갖추고 상위 학년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철저히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공교육 강화 방안으로 다양한 유형의 학교를 만들기로 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차터(charter) 스쿨’처럼 정부 예산은 받지만 교육 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일반 공립고를 육성하기로 했다. 기업이나 교육 재단이 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함께 혁신적인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도 있다. 교육부 김연석 책임교육정책관은 “대형 연예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K팝 스쿨’이나 대안학교 등 다양한 커리큘럼의 학교들이 만들어진다면 학생들이 공교육 내에서 적성과 흥미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고 교육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자율형 공립고 성공 모델이 나오면 중학교에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또 문재인 정부가 일반고로 전환하려던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모두 존치하기로 확정했다. 특히 기존 외고나 국제고 가운데 희망하는 학교는 두 학교의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국제외국어고’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흥미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는 예정대로 현재 중2가 고교에 가는 2025년 전면 실시한다.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주로 2·3학년 때 듣는 ‘선택과목’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내신 성적을 산출하기로 했다. 상대평가로 시험을 치면 듣고 싶은 과목이 아니라 점수를 잘 받는 과목을 선택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학년 때 주로 듣는 공통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하기로 했다. 1학년까지 절대평가로 진행하면 내신의 변별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또 학교에서 체육 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체육 시간뿐 아니라 아침이나 점심 등 틈새 시간에 체육 활동을 확대하도록 하고, 라커룸이나 샤워실 등도 늘릴 계획이다. ‘부총리배 학교스포츠클럽 혼합팀 전국대회’도 새로 도입해서 학교 스포츠 클럽들이 활발히 운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학교별로 예술 교육도 확대한다. 올해 한 학생이 1가지 특기는 갖는 ‘1인 1특기’ 학교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통기타 교육을 예로 들었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내 25개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은 방과 후 시간이나 정규 수업 시간에 통기타를 배우는데 이게 특기가 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내년엔 1인 1특기 학교를 100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하고, 이 학교엔 악기 구입비 등을 2000만원씩 지원한다. 시범 운영 결과를 보고 내후년에는 17개 시도 1700개 교로 확대하고, 2026년에는 전체 1만1000개 학교에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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