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결혼할께" 직장동료 7천만원 '꿀꺽'한 女직원…법원은 사회봉사 명령?

[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자신을 짝사랑하는 직장동료에게 빚을 갚아주면 "결혼해서도 갚겠다"고 속여 약 6천800만원을 가로챈 3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법원은 이 여성에게 징역형 집행유예와 함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김선숙 판사)은 지난 9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선모씨(36·여)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다만 피해자의 배상신청은 각하했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시스]

앞서 선씨는 2017년 10월 13일 자신을 좋아하는 직장 동료 김모씨에게 소액의 돈을 빌렸다. 이후 선씨는 김씨에게 "200만원인줄 알았던 빚이 불어 2천200만원이 됐다"며 "이를 갚아주면 결혼해서라도 갚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선씨는 또 "(김씨 명의로) 적금통장을 만들어 다달이 넣은 뒤 600만원 이상되면 시집가겠다"고 말했다. 선씨는 이런 과정을 통해 2017년부터 2019년 12월 13일까지 총 6천850만원 가량을 김씨에게 받았다.

하지만 당시 선씨는 교제하는 다른 남성이 있는 상태였다. 채무 총액도 2천200만원이 아닌 5천만원 이상이었다. 선씨의 월급은 150여만원 정도로, 향후에도 김씨의 돈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선씨는 "결혼을 빌미로 돈을 빌린 사실이 없다"며 "공정증서를 작성해 일부 금액은 변제하던 중 경제 상황이 악화돼 남은 금액을 갚지 못한 것이므로 사기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사건 당시 차용 경위, 차용금 사용 내역,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할 때 선씨가 고의로 김씨의 돈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씨가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으로 변제계획안에 따른 변제를 할 예정이었다"며 "지금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생계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jungmin75@inews24.com)